현장에서
‘유승민 정국’ 당 입단속 급급
“민주주의는 시끄러운 것” 소신과 배치
1일 오전 9시, 국회 새누리당 당대표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평소라면 취재진에게 열려 있었던 곳이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이날은 비공개로 바뀐 탓이다. 수십명의 취재진은 복도 바닥에 앉아 1시간 넘게 회의실 문만 쳐다봤다.
비공개 방침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당 내홍을 덮기 위한 김무성 대표의 고육책이다. 가끔 청와대와 친박계를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해온 이재오 의원 등 비박계 당 중진들이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최고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월권’이라고 지적하며 공개적인 비판을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이재오·정병국 의원은 회의가 시작되자 김 대표에게 “왜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논란을 의식했는지, 김 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을 불러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공개 발언을 통해) 자극적인 발언이 안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유승민 정국’에 들어선 이후 김 대표가 가장 신경쓰는 것은 ‘입단속’이다. 앞서 지난 29일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하는 비공개 긴급최고위원회 때도 김 대표는 “오늘 나눈 이야기는 다 오프(오프 더 레코드·비보도 전제)하자”며 최고위원들에게 ‘비밀 유지’를 요구했다고 한다. 그때도 서청원 최고위원이 “어차피 (이야기가) 다 나갈 텐데”라고 반대 뜻을 밝혔다고 한다. 결국 김 대표가 회의 직후 오고 간 이야기를 간추려 직접 발표했다.
지난 30일에는 의원들에게 “엄중한 시기인 만큼 자중자애하고 자숙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애당심을 가지고 당분간은 언론 인터뷰를 삼가달라”는 내용의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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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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