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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1.14 20:34 수정 : 2014.01.15 15:29

버려지는 아기들, 그
② 품어줄 ‘엄마’ 없는 아이들

시설아동 한끼 급식 단가 2000원
예산 부족해 채소 위주 식단 짜고
삼겹살 대신 앞다리살로 영양 맞춰
“급식비, 아동발달 고려해 산정돼야”

지난 9일 저녁 서울시 ㄱ보육원 아이들은 오랜만에 쇠고기를 먹었다. 식단은 쇠고기미역국, 잡채, 베이컨과 양송이·브로콜리를 넣은 크림 파스타, 콩나물 무침이었다. 한 달에 한 번, 단체 생일잔치상에 오른 ‘특식’이다. 생일상을 마련하며 보육원 영양사 이윤영(가명·37)씨는 골머리를 썩였다. 생일에나마 고기를 먹이고 싶은데 한끼 1978원인 현재의 급식지원 단가로는 불가능했다. 결국 회계 담당 직원과 몇 차례나 협상을 한 끝에 단가 3000원의 밥상을 마련할 수 있었다.

2000원 안팎의 단가로도 영양 균형은 맞추려 한다. 돼지불고기를 할 때 삼겹살 대신 돼지 앞다리살을 쓰면 되고, 후식으로 먹는 귤은 보육원장의 지인이 제주도에서 택배비만 받고 부쳐준다. 연말연시엔 쌀과 라면 등의 후원이 들어와 보탬이 된다. 그래도 이씨는 속이 상한다. “아이들은 고기를 원하는데 예산 때문에 채소 위주 식단을 꾸리게 되죠. 친환경 재료는 꿈도 못 꿉니다. 딸기를 먹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후원으로 받는 귤만 줄 수밖에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보육원장 김현호(가명·71)씨는 유기아동이 늘면서 더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베이비박스 영아가 몰려오는 탓에 보육원 정원 86명이 거의 늘 차 있는 상태입니다. 더 좋은 식사를 제공하고 싶지만 후원을 받아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지원하는 시설아동의 한끼당 급식 단가는 2000원 안팎이다. 올해 보건복지부는, 대량구매가 어려운 30인 미만 시설의 한끼당 식재료비를 가장 높은 2263원으로 책정했다. 인원이 늘어날수록 1978원(30~99명), 1947원(100~299명), 1941원(300명 이상)으로 줄어든다. 그나마 지난해보다 35%가량 인상된 것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성장 발달기에는 더 질 높은 식사를 해야 한다. 또 영유아와 아동, 청소년기에 각각 필요한 열량과 영양소가 다른데, 지금과 같은 정책 아래서는 일률적으로 영양이 공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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