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9.11.22 21:18 수정 : 2009.11.22 21:18

박명림 연세대 교수·정치학

2009년 올해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기업 삼성전자가 40돌을 맞는다. 삼성전자는 창립 40년 만에 한국을 넘어 세계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1938년 이병철 회장이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상회를 시작한 때부터 따지면, 삼성의 역사는 71년에 달하지만 삼성의 산업구성과 성장 역사는 전자산업 진입을 전후해 앞뒤로 나뉠 정도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결정적이다. 금성사(58년 창립. 현 엘지전자)와 함께 삼성의 전자산업 진출은 창조적 기업가 정신이 발휘된 탁견이었던 것이다.

불과 40년 만에 삼성전자의 기업규모, 국제경쟁력, 제품 품질, 신기술 개발능력, 창조성, 이익창출,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글로벌 상찬은 넘쳐난다. 세계 어디서든 휴대폰, 티브이, 반도체를 포함해 삼성 제품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린 한때 해외 회의나 농촌여행 중 삼성 휴대폰을 사용하는 관리나 회사원, 농민을 만나 반가운 마음을 느낀 적이 적지 않았으나, 이젠 너무 많아 자연스러울 정도이다. 북한의 경제고찰단이 삼성전자·포스코·엘지전자·에스케이텔레콤을 방문한 뒤, 필자와의 만남에서 “민족의 자랑입네다” “대단합네다”를 연발한 신선한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식민과 전란, 빈곤과 분단을 체험한 나라에서 삼성·엘지·현대자동차·에스케이·포스코·현대중공업… 및 다양한 업종의 중소기업들이 자랑하는 세계적 품질경쟁력과 기업능력은 가슴 뿌듯한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40년을 내다보며 삼성전자와 삼성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것은 이미 이병철 창업회장의 핵심 철학인 “기술혁신, 사업보국, 신용본위, 인재제일, 인간중심”은 물론, 삼성전자가 제시한 ‘경영이념·핵심가치·행동규범’에 다 들어 있다.

“경영이념: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한다.” “핵심가치: 인재제일, 최고지향, 변화선도, 정도경영, 상생경영.” “행동규범: 법과 윤리 준수, 환경·안전·건강 중시,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이행, 고객·주주·종업원 존중.” 참으로 바람직한 이념이요 가치요 규범이다. 하나만 보면, ‘상생경영’은 “우리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을 가지고 지역사회·국가·인류의 공동번영을 위해 노력한다”로 되어 있다.

맞다. 21세기 삼성과 삼성전자는 실제 기업운영에서 이들을 실현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러기 위해선 불법승계 의혹, 노동조합 결성 금지, 비판언론에 대한 광고 배제, 비자금 로비 폭로 고발, 법조와 언론에 대한 관리 의심… 등이 과연, 세계 일류기업 차원은 물론, 자기가 설정한 ‘경영이념·핵심가치·행동규범’에 일치하는지 냉정히 자문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불법승계 의혹 수사, 비자금 고발, 언론의 비판에 대한 대응을, 방어와 공격과 배제라는 옹졸한 대처가 아니라, 스스로 설정한 이념·가치·규범에 따른 자기교정·정도경영·법과 윤리준수의 기회로 삼는 감사와 포용의 자세로 접근했다면, ‘고객의 더 많은 사랑’과 ‘더 바른 기업경영’과 ‘더 많은 사회기여’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렇게 할 때, 세계기업 삼성과 삼성전자는 유일한·이병철·정주영·김우중·박태준… 그리고 문국현·이건희·정몽구·안철수…는 물론, 또 록펠러·워너메이커·카네기·워런 버핏·빌 게이츠를 이어받는 동시에 그들을 넘는 사회적 인류적 가치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40돌을 축하하며, 40년 후 삼성전자와 삼성이 그러한 역사적 인류적 걸음을 걸었음을 함께 자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삼성방식 또는 삼성정신·삼성가치의 창출을 통해.

박명림 연세대 교수·정치학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세상읽기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