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현저히 줄여 국제금융시장에서
신용등급을 크게 격상시킬 것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설’로 한때 주가가 출렁이고 환율이 요동쳤다고 한다. 주가조작을 노린 낭설이 아닌가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천안함 사태, 연평도 피격이 있었는데도 많은 이들은 또 잊고 있다가 이런 일이 터지면 아참, 우리가 휴전상태의 분단국이지 하고 깨닫는다. 한반도에서 평화의 경제적 편익도 새삼 깨닫는다.
전문가들은 북한에는 300여종의 광물자원이 분포돼 있고 그중 단시일 내에 상업화가 가능한 유용광물만 14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무연탄, 유연탄, 우라늄 등 에너지 자원 3종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2010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08년 기준 북한 광물의 잠재가치는 6983조5936억원에 달한다.
북한에는 또 중국이 전세계를 상대로 큰소리치고 있는 희토류의 매장량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한국이나 일본처럼 정보기술(IT) 수출의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는 그야말로 없어서는 안 되는 전략광물인데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특정 지역에 한정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수량적인 편익뿐 아니라 거대시장인 중국과 러시아로 연결되고 육로로 아시아 대륙과 유럽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물류비용의 절감 등 커다란 편익이 예상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편익은 남북한 간에 신뢰와 평화가 정착된다면 거둘 수 있는 ‘한반도 평화의 편익’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한의 군사비 부담만 줄이더라도 다른 분야의 경제사회적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예이다.
이번의 ‘김정일 위원장 사망설’에서 보듯, 한반도의 평화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현저히 줄여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의 신용등급을 크게 격상시키고 이자비용을 절감시켜 줄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반도 평화의 편익은 남북한 주민의 생명과 자산이 안전해진다는 것에 있다. 한국전쟁 이후의 숱한 간첩사건과 무장공비 사건, 최근의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등으로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상의 손실을 치러야 했다. 전문가들은 직접 피해를 당하지 않은 국민도 불안과 분노로 말미암아 많은 정신적 비용을 치렀다고 추산한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피격이 있은 후 경기도 접경지역의 대성동 학교를 다녀온 한 교육감이 적극적 평화를 가르치자고 호소한 바 있다. 그런 무모한 대립의 역사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북한, 러시아 각각과 서로의 평화이익을 위한 가교 구실을 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상을 가지고 있어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 강대국 사이에서 국제적 균형감각을 갖춘 한국형 인재를 키워나가는 요충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면 북한은 남북경협 대신에 중국과 경제협력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심화되면 그만큼 남북관계나 동북아 정세에서, 또한 미-중 관계에서 한국의 운신폭은 좁아질 것이다.
그래서 ‘더불어 사는 평화교육’을 위해 ‘전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소극적 평화에서 나아가 개인과 사회,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적극적 평화를 가르치자는 것이다. 방역은 흔히 ‘제2의 국방’이라고 하듯이 여기에는 구제역 파동의 교훈을 통해 얻은 생태적 평화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평화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관용과 소통의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대국들의 파워게임, 그 세계적인 이념전쟁의 대리전장이 되었던 한반도, 한반도의 역사적 질곡과 같은 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역전시켜서 다음 세대에 넘겨주는 것은 우리 세대의 숙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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