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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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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는 ‘극대화 시점’을 노렸다
여성·노인·교회 등 메뉴도 치밀하다
야당 지도부의 대응은 어떠했는가
선거 직전에 쏟아지는 보도가 모두 정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앞두고 나온 기사 중 가장 믿기 힘든 것을 들라면 단연 막말 동영상의 발견 경위에 관한 것이 아닐까 싶다.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선거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4월2일, 노원갑 이노근 후보의 선거캠프 관계자가 동영상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우연히’ 김구라씨의 김용민 후보 지지 동영상을 보게 됐다고 한다. 역시 ‘우연히’ 김구라, 김용민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서 막말 동영상을 발견했고, 그날 새누리당 중앙당이 공개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나꼼수 멤버인 김씨가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할 가능성이 처음 보도된 것은 2월 중순이다. 여당 후보는 물론 중앙당에서도 그에 대한 검증을 했을 것이다. 인터넷방송 동영상 정도는 이미 다 찾아냈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적절한 시기가 될 때까지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후보로 확정되고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아 방어가 어려울 때가 바로 그때다. 나꼼수 자체도 거침없는 말투와 욕설로 유명한데 이에 대한 공격이 별로 없었던 것은 결정적 한방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설사 그 추론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새누리당을 비난하기는 어렵다.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 자료를 확보했을 때 가장 강력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노출 시기를 고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그에 대한 대응이다. 야권이 막말 파문 국면에서 보여준 모습은 아쉽기 짝이 없다.
악재가 터지면 당연히 표가 깎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허위사실이나 왜곡된 악선전이 아닌, 분명한 잘못이 있을 때는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 그걸 없었던 일로 돌리고 싶어 하는 것은 되지도 않는 일을 바라는 것이다. 선제적으로 사과를 하고, 이쪽에서 먼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상대방에게 끌려가는 것을 피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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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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