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
[세상 읽기] 트위터 대선 민심 중간보고 / 장덕진
지난 9월 트위터에 등장한 대선 관련 글들을 후보 지지성향별로 구분해 보면 친박근혜 성향의 글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2년 전에 비슷한 방식으로 친정부-반정부 성향을 구분했을 때 1 대 99로 정부비판적 글이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세상이 뒤집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트위트 글을 중심으로 계산했을 때의 이야기이고, 글을 쓰는 계정들을 중심으로 계산해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친박근혜 성향의 글을 쓰는 계정은 12%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수에 불과한 박근혜 지지 계정들은 문재인 지지 계정에 비해 평균적으로 약 9배, 안철수 지지 계정에 비해 약 35배의 글을 썼다. 여기까지 들으면 사람들은 곧바로 ‘알바’를 떠올린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에스엔에스(SNS)를 포함한 뉴미디어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해왔다. 2010년 11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내놓았던 ‘디지털 전사 1만 양병론’, 그로부터 약 다섯달이 지난 작년 4월 바른민주개혁시민회의 윤희구 의장의 “나는 엠비(MB) 정부의 여론조작 행동대장이었다”는 양심선언, 여기서 다시 여섯달이 지난 작년 10월 서울시장 선거 때 벌어진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계정연동오류’ 사건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잊고 싶은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야권 후보 지지자들보다 많게는 35배의 글을 쓰는 박근혜 지지자들을 보며 ‘알바’라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박근혜 후보나 그 캠프, 그리고 친박 ‘빅 마우스’들의 글을 집중적으로 리트위트하는 계정의 수는 약 3000개에 이른다. 이들이 모두 알바라고 볼 수는 없다. 알바와 자발적 결집이 섞여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에스엔에스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혹은 심지어 지금까지와는 정반대로 새누리당의 승리에 기여하기라도 할 것인가?
|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계부채문제해결 7대 정책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