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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2.27 19:49 수정 : 2013.02.27 19:49

이도흠 한양대 교수·민교협 상임의장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하여 무엇보다 먼저 패러다임을 혁신합시다. 지디피(GDP·국내총생산), 인구, 군사력으로 국력을 평가하는 것은 지난 시대의 유물입니다. 이 나라의 숲과 강에 얼마나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지, 얼마나 자유롭고 창의적인 인재들이 각 자리에서 신바람나게 일하는지, 국민 개개인의 행복지수가 얼마나 높은지, 얼마나 개인들이 타자에 공감하여 욕망을 자발적으로 절제하고 연대하는지, 이 네 가지야말로 우리가 함께 지향해야 할 목표입니다.

모든 국민이 진정으로 행복한 시대를 엽시다.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가 허구이고 분수효과(fountain effect)가 대안임이 밝혀진 이상, 성장을 위하여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희생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각 기업이 당기순이익의 1.5%만 투자하면 되는데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일자리를 나누고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정리해고 또한 철폐할 수 있습니다. 재벌을 개혁하고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이 진정한 자기실현으로서 노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경제도 살고 노동자도 행복해질 것입니다. 이제 이 나라에서 돈이 없어서 치료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집 없는 서러움에 우는 일은 없어져야 합니다.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주택으로 가는 단단한 길을 닦겠습니다.

모든 사람은 한 가지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평등하며 함께 지혜를 모으고 어깨동무를 할 때 위대한 창조를 해낼 수 있습니다. 수조원을 들여서 창의력과 인성을 마비시키고, 교실을 경쟁과 폭력과 자살충동의 장으로 만드는 교육은 이 땅에서 몰아냅시다. 당장 대학 입시를 철폐하고, 특성화와 재정지원, 지방 산업과 문화 발전을 통하여 단계적으로 대학을 평준화합시다. 학생들이 세계를 이해하고 인격을 도야하는 가운데 자신의 숨은 재능을 계발하면서 서로 어울려 재미있게 놀고 협동하는 참교육을 실시합시다.

그동안 너무도 많은 국민이 권력의 횡포와 부조리로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견제되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합니다. 제가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기 위해서라도 언론과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철저히 보장하겠습니다. 중앙 및 지역의 검찰 수장을 국민 직선으로 선출하고, 모든 사정기관을 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킴은 물론, 국민이 참여하는 위원회의 통제하에 둡시다. 양원제로 바꾸고 의원의 공천권을 국민에게 주되, 상원은 독일식 정당명부제로, 하원은 직능대표제로 선출하면, 국회는 명실상부한 국민의 대의기관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강대국과 군산복합체, 남북의 기득권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남북대결은 끝장내고, 자주평화 통일의 길을 엽시다. 남북경협을 대폭 활성화하여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고 가며 마치 사랑하는 사람처럼 서로 닮아가는 마당을 마련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머지않은 날에 남과 북의 사람, 이념, 체제가 하나로 화쟁(和諍)을 이루는 진정한 통일을 이룹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까치밥을 남기고, 서울 한복판에서도 골목문화를 유지할 정도로 이타적 공동체 정신이 강하고, 신명이 나면 몇 배의 능력을 발휘하는 국민성을 가진 우리 민족이기에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리란 것을 확신합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실천한다면 자본가와 노동자, 장애인과 이주민, 영남과 호남, 남과 북의 주민이 한데 어울려 신명나게 일하고 놀고 사랑하는 정의로운 생태복지국가는 꿈이 아니라 곧 현실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도흠 한양대 교수·민교협 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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