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6.24 18:22
수정 : 2014.06.25 10:16
경제적 효과를 부풀린 국제대회로 내부 불만을 잠재우려는 통치자들의 얕은 수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판박이처럼 반복된다. 공 하나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지구촌 축제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월드컵 반대시위가 거세다. 교육과 의료 강화, 주택과 교통난 해소 등 시급한 공공서비스 개선은 제쳐두고 정부가 110억 달러의 예산을 월드컵 준비에만 올인했기 때문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6월12일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 근처. 최루탄을 쏘아대는 경찰과 이에 맞선 시위대가 격렬하게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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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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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한 여성 시위자가 “피파 꺼져”라는 스티커를 뺨에 붙인 채 월드컵보다 공공복지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2013년 6월에는 338개 도시에서 125만여명이 정부의 버스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브라질 버스요금은 우리 돈으로 약 1350원, 월 최저임금은 32만5천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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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피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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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3일 상파울루에서 경찰에 둘러싸인 시위대가 고무총탄과 섬광탄, 최루탄에 이어 실탄까지 발사한 경찰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고 있다. 6월16일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 근처에서 경찰은 시위대에게 공포탄이 아닌 실탄을 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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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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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조별 예선이 열리고 있는 6월23일 브라질리아에서 기초 복지 개선을 요구하는 한 시위 참가자가 불길을 뛰어넘고 있다. 의료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의사 1인당 환자 수를 보면, 브라질은 2011년 기준 700명으로 의료서비스가 발달한 쿠바(144명)는 제쳐두더라도, 코스타리카(432명)·멕시코(459명)·페루(585명)보다 열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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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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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잔해에 걸쳐진 깃발 너머로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 월드컵 개막과 함께 브라질 경찰은 시위 진압에 최우선으로 배치됐다. 평소 치안상황은 브라질 시민 80% 이상이 불안감을 느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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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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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무장한 브라질 경찰이 월드컵 반대 시위를 막기 위해 상파울루 시내를 순찰하고 있다. 월드컵 개막 이전인 5월21일, 브라질 26개주 가운데 7개주 경찰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을 벌이며 거리행진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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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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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 주민들이 카메룬과 경기를 펼치는 자국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국민세금으로 지은 경기장, 입장료가 없는 이들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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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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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 주의 주도인 마나우스에서 한 소녀가 집밖 대형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창살 사이로 바라보고 있다. 브라질의 소득 불평등은 주변 나라보다 훨씬 심각하다. 2012년 기준으로 브라질 전체 소득의 41%를 상위 10%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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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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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 한 관광객이 월드컵 반대 시위자들이 세운 검은 십자가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2016년 하계올림픽까지 유치한 브라질에서 공공서비스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장철규 기획위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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