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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겨레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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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입으로 한 말을 널리 알렸다고 KBS를 고소하겠다는 후보 지명자. 청문요청서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선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대통령. 구렁이처럼 담장 넘으려는 도둑은 내버려두고서 ‘왜 도둑 잡아라 소리치냐’는 격인 비호언론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일년 전 오늘로 돌아가 보시죠.
2013년 6월27일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문자확인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하루 전 비공개 최고중진회의에서 자신이 한 말을 누가 언론에 알렸는가 하는 내용입니다. 김 의원은 '2012년 대선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입수해 선거에 활용했다'고 말했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며 자신은 대화록을 본 적도 없다고 했는데, 과연 그럴까요. 대통령선거를 닷새 앞둔 12월14일, 비 내리는 부산 서면 천우장 앞 유세장.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인 김무성 의원이 '그 내용(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가지고 왔'으니 '끝까지 조용하게 경청'해 달라며 준비한 쪽지를 꺼내 죽 읽어 내렸습니다. 한 구절만 보죠. - "그 동안 외국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의 대변인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때로는 얼굴을 붉혔던 일도 있습니다.- " 대화록 원문 그대롭니다. 설령 몇 번을 본들 이렇게 토씨하나 틀리지 않을 수 있나요, 여러분. 관심법 저리가라 할 김 의원의 발언은 '무성 계시록'으로 불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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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겨레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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