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7.21 21:33
수정 : 2014.07.2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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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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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력으로 아홉번 째 달인 라마단, 창시자 마호메트가 신의 계시를 받은 달로서 15억 명 이상의 전 세계 무슬림들이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기간이다. 라마단이 시작되면 해가 떠있는 동안은 먹을 것은 물론 물 한모금 마시지 않는다. 독실한 이는 침도 삼키지 않는단다. 하루 5번의 기도로 신에 대한 믿음을 다지고 가난한 이들의 굶주림을 체험하면서 인내와 절제를 되새긴다. 어둠이 깔리고서야 비로소 음식을 마주할 수 있다. 허기진 낮 시간을 보내고 저녁 식탁에 앉은 이집트 아이들의 표정이 보여주듯 라마단의 밤은 즐겁고 활기찬 생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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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피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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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슬림들에게 2014년 라마단의 밤은 죽음의 시간이다. 어둠을 틈타 극심해지는 이스라엘 군의 공습과 포격이 2주 동안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20일 하룻밤 새 60여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친 가자 지구 동북부 샤자이야. 수천 명의 주민이 이스라엘 군 공습을 피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살림살이는커녕 신발도 챙기지 못한 채 집을 뛰쳐나온 이들에게 밤은 피할 길 없는 공포의 시간이다.
장철규 기획위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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