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7.23 21:10
수정 : 2014.08.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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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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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 보름째인 22일(현지 시간), 6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반면 이스라엘 쪽 사망자는 30명(실종 1명 포함). 생명의 무게를 다는 저울은 치우침이 없기에 차별 없이 모두 소중한 목숨이다. 그래서 상상해본다. 만약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에 버금가는 피해를 입었다면 자국민의 거센 비난에 직면한 지도자들이 진작 이 살육 전쟁을 멈추었을 것이라고. 이스라엘의 피해가 절대적으로 적은 것은 무엇 덕분인가.
이스라엘 남부도시 애시도드에 배치된, 단거리 로켓포와 155mm 포탄을 공중요격하는 '강철 지붕' 아이언돔(Iron Dome). 2007년 개발을 시작해 2011년에 실전 배치한 이 방공 요격 시스템의 주 목표는 하마스의 로켓이다. 7월15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접경 지역에 10번째 아이언돔을 배치했다. 가자 지구에서 날아오는 로켓을 막아내는 강철지붕의 위력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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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에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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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 시티 북쪽 지역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됐다. 전투기와 탱크, 견인포에 전투함, 잠수함까지 갖춘 이스라엘에 비해 하마스는 사정거리가 100㎞ 이하인 자체 개발 카삼 로켓이 주력 무기이다. 지난 2000년 이스라엘은 800㎞에 이르는 분리 장벽을 세워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감옥처럼 둘러쌌다.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모든 물품은 케렘 샬롬 검문소에서 철저히 검색한다. 군사용 물품의 반입은 당연히 불가능, 그 결과 두 나라의 전투력은 하늘과 땅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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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에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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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로켓 발사를 레이더로 탐지한 이스라엘 군이 적외선으로 유도하는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동식 차량 발사대에 20발의 타미르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아이언돔 포대 하나의 가격은 5500만달러(약 560억원), 1발 발사할 때마다 2만-10만달러(약 2000만-1억원)가 추가로 든다. 반면 팔레스타인의 공격용 로켓은 한 기에 약 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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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에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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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돔 미사일이 하마스 로켓을 공중 요격하고 있다. 2012년 팔레스타인의 대규모 공습 때 아이언돔은 하마스가 쏜 로켓과 포탄을 90%의 명중률로 잡아냈다고 한다. 하마스의 반격을 무력하게 만드는 강철 지붕 덕분에 이스라엘은 피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고, 국제사회의 온갖 비난을 무시한 채 자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고 팔레스타인 학살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해 가자지구에서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말은 "'이스라엘은 안전하니까' 우리는 가지지구에서 무엇이든 한다."로 바꾸어 들어야 한다. 이 안전은 어떻게 마련된 것인가.
이스라엘이 자체 개발했다는 아이언돔. 실제로는 개발과 생산공정의 40-50%를 미국 보잉사가 담당한다.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만드는 레이시온사도 관여한다.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아이언돔 지원을 의회에 요청했고, 이듬해 2억500만달러(약 2090억원)가 지원됐다. 올해도 미국 의회는 2015회계연도 예산에서 6억2160만달러(약 6399억3720만원)를 이스라엘에 지원하기로 승인했다. 그 가운데 아이언돔 지원금은 3억5100만달러(약 3613억5450만원)로 지난해(2억3500만달러)보다 많아졌을 뿐 아니라, 당초 백악관과 국방부가 요청한 금액(1억7600만달러)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합심한 아이언돔 지원은 매년 진행된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는 버락 오바마의 말은 '책임'으로 바뀌어야 한다.
장철규 기획위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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