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4.08.12 19:45 수정 : 2014.08.12 19:45

이미지 구글

테러리스트 하마스의 공격에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권 행사라며 이스라엘은 한 달 넘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과연 그런가. 자신의 무차별 학살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하마스의 공격이 그렇게 위협적이었나. 72시간의 한시적 정전협정이 발효되는 동안 차분히 살펴보자. 가자지구 북쪽의 베이트 라히야와 이스라엘 남부 네티브 하사라는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2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맨눈으로도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거리의 마을이다. 포성이 멈춘 사이 자기 집으로 돌아간 두 마을의 아이를 보자.

사진 이피에이

베이트 라히야는 이스라엘 군의 공격으로 쑥대밭이 됐다. 이웃 마을 베이트 하눈도 70% 이상의 집과 건물이 포격에 폭삭 주저앉았다. 7월8일부터 시작된 공습으로 발생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2000여명, 희생자의 80% 가량은 총 한 번 든 적 없는 민간인이다. 영문도 모른 채 죽임당한 아이들 숫자만도 500여명. 자기 가족도 집도 온전할 리 없는 이 소년이 그나마 웃음 지을 수 있는 건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기 때문.

사진 에이피

가자지구와 접한 네티브 하사라에 있는 집으로 한 달 만에 돌아오는 이스라엘 소녀. 커다란 위험이 닥친 것도 아닌데 집을 떠나야 했던 성가심 때문인가. 산뜻한 옷차림에 비해 여행가방을 끄는 소녀의 발걸음이 맥없어 보인다. 가족과 함께 집을 떠난 사이에 숨진 이스라엘 사망자는 70명 정도. 절대다수인 95% 가량은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공격을 시작한 뒤 숫자가 더 늘어난 군인이다. 군 작전을 돕다 숨진 이를 포함한 민간인이 2~3명, 다행히 어린 생명들은 모두 무사하다.

기저귀 갓 뗀 아이를 사정없이 패는 헤비급 선수를 정당화할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

장철규 기획위원 chang21@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사진과 오늘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