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바티칸 방문자와 순례자를 정기적으로 만나는 일반알현 행사장에 20일 모습을 보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전날 교황은 아르헨티나에 사는 조카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고 그의 아내와 어린 두 아들이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독신의 사제인 까닭에 자식에 버금갈 만한 조카 가족의 불행. 고통받는 약자와 함께 어린 아이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그이가 견디고 있을 슬픔에 잠시 동참하자. 이 땅에 머무르며 보여준 그의 몸짓과 말 덕분에 우리 모두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은 나아졌을 터이니.
장철규 기획위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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