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9.02 19:02
수정 : 2014.09.0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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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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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바노스 지역의 퉁구라후아 화산이 뿌연 연기와 재를 내뿜고 있습니다. 15년 전부터 활동을 시작해 몇 차례나 폭발한 이 화산 때문에 산 아래 주민들이 목숨과 재산을 잃기도 했습니다. 산 건너 이쪽 편에서는 젖소를 키우는 다닐로씨가 어제처럼 오늘도 열심히 젖을 짜고 있습니다. 화산 폭발에 뒤따를 피해가 그에게는 산 너머 사람들의 재난일 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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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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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화가 브뤼헐(혹은 그의 제자) 작품으로 알려진 <추락하는 이카로스가 있는 풍경> 입니다. 쟁기질하는 농부와 양떼를 돌보는 목동, 순풍에 부푼 돛을 활짝 펴고 항해 중인 배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림 제목처럼 풍경은 가득한데 추락하는 이카로스는 어디 있을까요. 두 발을 버둥대며 물속으로 가라앉는 이카로스에게 어느 누구도, 바로 코앞에서 낚시질하는 사내조차도 눈길 보내지 않습니다. 이카로스의 추락은 그들에게 응시의 대상도 되지 않는 죽음일 뿐일까요.
재난이나 죽음처럼 비극적인 소식을 접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누군가는 타인이 감당해야 할 고통이 자기 문제를 균형 있게 바라보고 자신과 타인에게 더 관대해지도록 한다는데,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요. 타인의 고통을 공감조차 못하는 이들이 주변에 많은 걸 보면.
장철규 기획위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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