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0.07 17:11
수정 : 2014.10.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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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겨레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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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 : 전하, 수라를 드시오소서. 오늘은 싱싱한 야채 요리를 준비했사옵니다.
세종 : ……
왕비 : 엄 상궁이 기미를 하였사오니 안심하고 드시오소서, 전하.
세종 : ……
왜 세종은 수라를 들지 않을까요. 상궁이 미리 맛을 봤다고 하지만 행여 독이 있을까 걱정되어서, 아니면 고기반찬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아닙니다, 왕비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야채 요리'는 일본말입니다. 우리말은 '채소 음식'이 맞습니다(조선 초기에는 중국말을 따라 '소채'라 부르다가 18세기부터 '채소'라고 부릅니다). '야채'와 '요리'는 일본의 한국 침략과 함께 들어온 말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채소>로 <조리>한 <음식>을 먹습니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도 채소 음식은 잘 드셨을 겁니다~
장철규 기획위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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