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질 수 있는 것은 땀방울을, 보이지 않는 건 눈물을 흘려야 얻을 수 있는 법인가. 밥이 아닌 민주주의를 향한 길이 멀고도 험하다. '행정장관 후보자격을 제한하지 말라', '자유로운 선거를 보장하라'며 푹신한 이부자리 대신 딱딱한 아스팔트 위에서 홍콩 젊은이들이 새우잠을 청한지 19일째. 도로에 쌓은 방어벽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몸싸움이 갈수록 거칠어진다. 인터넷에서 '민주주의'라는 낱말 검색조차 막았던 중국 정부를 상대로 홍콩 시민은 얼마나 더 눈물 흘려야 할까. 4.19 혁명과 5.18 민중항쟁을 겪고서야 우리 선거제도가 바뀌었듯 피를 먹어야 자랄지 모른다, 홍콩 땅에 싹튼 민주주의도.
장철규 기획위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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