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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8.05 18:36 수정 : 2014.08.05 18:36

아이-부모가 입시경쟁이라는 오랏줄에 묶여 십여년의 시간을 보내는 기괴한 사회가 바뀔 수 있을까? 한국 사회의 부조리 집결체인 대학 서열화를 해체하고 ‘자기 공부를 찾아가는 사회’를 도래케 할 수 있는가? 그 멀고 먼 꿈을 위해 교육감만큼은 반드시 잘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래서 진보적이라고 자처하는 교육감을 지지했다. 그런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최근 행보는 불안하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문제에 대응하는 교육감의 사유 수준과 발언들은 애초 기대한 교육감의 ‘진보성’에 물음표를 던지게 한다. 당선 후 인터뷰에서 “일반고에서도 서울대 많이 보낼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니 ‘아이고야!’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정책팀을 제대로 구성해 분명 우리 교육이 가야 할 길을 보여줄 거라 믿고 싶었다. 그런데 서울지역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유예된 상황에서 “일반고를 살리는 대책”이라고 거론하는 ‘대책’들은 또다시 물음표를 던지게 한다. 지금처럼 모든 교육이 입시를 목적으로 출구 없이 묶여 있는 상황에서 ‘교육 과정 자율성’이 일반고에까지 확대된다면? 일반고도 자사고처럼 국영수 몰입 교육을 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정책이라기보다 꼬리 내리기 혹은 퉁치기에 가깝다. 물론 학부모가 변해야 교육이 변한다. 적어도 교육정책이 그 변화에 덫을 놓아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입시 교육을 근본적으로 개혁할 의지다.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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