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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13 19:00 수정 : 2008.01.13 19:00

셀리그 해리슨/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세계의창

지난해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민주당이 조지 부시의 백악관을 승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1월 대선 결과를 당연시할 수 없게 됐다.

예를 들어, 민주당 후보로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에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되거나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오바마를 누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지명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아직도 인종차별이 만연한 미국이 ‘반 흑인’ 대통령을, 또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뽑을 준비가 돼 있을까?

대답은 ‘예’일 수 있다. 그렇지만 공화당 후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나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가장 강력한 공화당 후보라고 생각한다. 매케인은 무당파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갖고 있다. 매케인은 강경한 세계관을 가진 인물이고, 틀림없이 북한에 대해 강경정책을 취할 것이다.

1994년 북핵 위기로 치닫는 몇달 동안 매케인은 북한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공영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필자와 토론을 하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남한에 배치된 미국의 전술핵무기에 대한 방어적 대응이고 협상을 통해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 필자에게 북한에 잘 속는 ‘얼뜨기’(dupe)라고 비난했다. 이라크 전쟁을 강력하게 옹호하면서 미군의 주둔을 주장했고, 이란의 군사공격 가능성을 계속 얘기한다.

매케인의 매파적 외교·군사정책은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이었던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다. 그러나 그는 선거자금 개혁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행동을 촉구해 공화당 극우파와는 노선을 달리한다. 또 인간적인 이민정책을 지지한다. 무당파들에게 호소력을 갖는 편한 성격이며, 미트 롬니보다 훨씬 솔직하고 덜 프로그램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71살이란 나이가 큰 약점이지만, 대부분의 유세기간 옆에 금발의 53살 부인을 대동하고 다닌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뉴욕, 캘리포니아의 많은 흑인들은 오바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바마의 지지자들은, 거의 백인인 아이오와주의 인구 구성을 지적하면서 부시 대통령이 콜린 파월과 콘돌리자 라이스를 잇달아 국무장관에 기용해 흑인이 고위직에 오르는 일을 일상적인 것처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애초 흑인 유권자들은 그들이 보기에 충분히 흑인이라고 할 수 없는 오바마에게 열광하지 않았다. 인종차별이나 흑인들의 이익을 중심 이슈로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오와 승리와 뉴햄프셔 선전으로 흑인들의 지지가 급속히 늘어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은 이런 열광이 승리를 거두기에 충분한 투표율로 바뀔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힐러리의 작지만 결정적인 뉴햄프셔 승리는 여성 유권자들의 기록적인 투표 참여에서 비롯했다. 많은 여성들이 ‘유리천장’을 깨고 여성이 백악관을 차지할 때라고 결정한다면, 빌 클린턴이 기괴한 섹스행각으로 대통령직을 욕되게 했다고 느끼는 많은 무당파들의 반클린턴 정서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힐러리와 오바마, 존 에드워즈는 한국과 동아시아에 대해 거의 똑같은 접근방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힐러리보다도 오바마와 에드워즈는 이라크 개입 축소와 이란과의 화해를 추진할 전망이다.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주자는 6월 마지막 예비선거를 치르고 난 뒤, 아니 전당대회 직전까지도 분명해지지 않을 수 있다. 광란의 쟁탈전이 계속되면서 점점 더 많은 관전자들은 번잡하고 비용·시간이 많이 드는 미국의 대통령 선출 방식에 대한 혐오감을 쏟아낼 것이다. <워싱턴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할런 얼먼이 지난주 이렇게 썼다. “현재 예비선거 시스템과 대선후보를 뽑는 일정은 불합리 그 자체다. 후보들은 선거운동에 수억달러와 수만시간을 허비한다. 정책을 생각하는 데 그런 시간을 쓴다고 상상해 보라!”

셀리그 해리슨/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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