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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17 21:39 수정 : 2009.12.17 21:39

훙칭보 중국 월간 <당대> 편집부국장

중국 1선도시(주요 대도시)에서 집값과 연소득의 비율은 이미 23 : 1에 이른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최근 발표한 <도시청서>에서 현재 집값으로는 중국 도시 시민의 85%가 집을 살 수 없다고 지적했다.

토지는 국가의 자원이고 주거는 국민의 권리다. 그래서 주거는 일반적인 상품이 아니고, 정부는 사회 각 계층의 주거 수요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 시장에만 모두 미뤄둘 수는 없다. 집값은 지나치게 높아져 사회 주류 구성원의 구매력을 넘어섰다. 우선 정부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

홍콩의 교훈을 볼 수 있다. 홍콩의 부동산 거품은 홍콩을 다스리던 영국 정부가 1997년 홍콩 반환 전 고가의 토지 매매로 부풀린 결과다. 영국 정부는 막판에 큰돈을 긁어모으려 했고, 결과적으로 홍콩 경제가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만들었다. 홍콩은 현재 아시아에서 빈부 격차가 제일 심한 두 곳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싱가포르다. 좋은 정부는 상인이 회사를 경영하는 것처럼 거리낌 없이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면 안 된다.

집값이 높다는 것은 대다수 사회 성원의 수입을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다. 부자는 집값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찍이 어느 국영 부동산 개발상은 공개적으로 돈 많은 사람들만을 위해 집을 짓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듣기 거북한 말이지만 현실을 드러낸 것이다.

지금 소수의 부자들은 절대다수의 부동산 자원을 차지했고 대다수의 사회 구성원은 높은 집값 때문에 시내 중심 밖으로 밀려났다. 베이징을 예로 들면 4환로(4순환도로) 이내의 집값은 1㎡당 최저 2만위안(약 345만원, 평당 1139만원)이어서, 샐러리맨들은 따라갈 수 없다. 높은 집값은 결국 부자지역과 가난한 이들의 지역을 나눠놓는다. 중국 문화에는 깊이 뿌리내린 빈부균등 이념이 있다.

어떤 전문가는 현재 중국이 겪는 문제의 절반 이상이 집값 폭등과 관련돼 있다고 단언한다. 전 사회가 가장 분노하는 대상인 공무원, 교육, 의료, 사법 부문의 부정부패가 모두 집값 폭등과 관련돼 있다. 이들이 부패하지 않았다면 시내의 주택을 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권력, 수술 대가 뇌물, 원고와 피고로부터 뇌물 수수, ‘낚시 법 집행’(표적 단속), 양민을 무고해 거액을 받아내는 등의 방법으로 호화 별장을 사서 부자들과 천하를 고루 나눈다. 부패에는 오랜 유래가 있고 높은 집값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가 전면적으로 부패한 현상은 중국 주택제도 개혁 뒤 나타났다.

중국은 증여세와 부동산세가 없기 때문에 부동산은 가장 큰돈을 벌 수 있는 분야다. 중국 부자들은 망설임 없이 집을 산다. 홍콩 최고급 주택의 주인은 모두 중국 대륙의 부자들이라고 한다. 부자가 거리낌 없이 집을 사니 부동산 공급은 부족해지고 집값은 더 빠르게 오른다. 그래서 정부는 집값이 오르는 것은 공급 부족 때문이라고 한다. 공급량이 왜 부족한지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는다. 집값이 계속 오르고 정부도 아무런 제한을 하지 않으면 부자들은 미친 듯이 집을 산다. 때문에 공급량 문제는 영원히 개선되지 않는다.

2006년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을 때 국가에서도 집값을 억제하려는 조처들을 발표했다. 올해 집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에는 오히려 아무런 조처도 내놓지 않는다. 전세계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부동산은 경기를 부양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분야다. 하지만 중국에는 “독주를 마셔 갈증을 없앤다”는 속담이 있다. 집값을 올려 경기를 부양할 수는 있지만 그 부작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훙칭보 중국 월간 <당대>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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