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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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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2조~3조달러의 유동성을 창출한다고 해서 어떻게 인플레이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겠는가. 간략히 말해, 대규모 재정적자가 단기 내지 중기적으로 문제점들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에 대한 경제적 근거를 찾기는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 정부들은 적극적으로 ‘재정적자 감축’이라는 의제를 좇고 있다. 금융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재정적자 감축이 필요하다는 게 나름의 근거다. 재정위기를 맞은 그리스의 사례가 모두에게 경고로 예시됐다. 금융시장은 그리스 재정적자 급증에 고금리를 적용했다. 이제 재정적자라는 괴물은 다른 나라들도 협박하고 있다. 당장 재정적자 감축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그리스와 비슷한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물론 그리스는 실제로 심각한 재정적자 문제를 안고 있다. 그리스는 자국의 부채 및 재정적자 규모를 감추기 위해 분식회계까지 동원했다. 그리스는 세금 징수에서도 문제가 있어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그리스의 지하경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요인들이 그리스를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그리스의 사례에서조차도, 이 나라를 금융시장의 처분에 내맡기도록 한 결정은 정치적이었다. 경제적 펀더멘털에 따른 것은 아니었다. 유럽연합과 유럽중앙은행은 하려고만 한다면 그리스의 부채를 지원할 능력을 갖고 있다. 그리스 경제가 유럽연합 전체에 견줘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그리스 부채 지원에 따른 직접적인 위험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재정 건전성이 불량한 나라들이 이웃 나라들에 무임승차하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엄존한다고 하더라도 그렇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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