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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0.11 20:31 수정 : 2010.10.12 15:35

홀거 하이데 독일 사회경제행위연구소 소장

“저 그만둡니다. 안녕. 잘 지내세요!”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에르코>(NRK)의 43살 여성 뉴스 앵커 피아 베아테 페데르센이 스튜디오를 떠나던 날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뉴스도 읽지 않은 그는 대신 고용주들이 직원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압박을 가해왔다고 비난했다. 그는 다시 제대로 먹고 밤에 잘 자고 그리고 숨쉴 수 있기를 원한다고 선언했다. 신중하게 생각한 끝에 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엔에르코> 웹사이트에 잠시 올랐던 글에서 비인간적인 인사제도, 스트레스, 사원들의 시각과 불만을 묵살하거나 아예 듣지 않는 관리자들에 대해 알렸다. 그는 <엔에르코>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서 서서히 진행되는 공포의 감정에 대해 이목을 끌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이 전직 앵커의 묘사에 따르면 회사의 리더십 시스템은 사원들 사이 차별을 목표로 하는 “스트레스에 의한 관리”다. 새로운 시스템은 전혀 아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에 폭발적으로 강화된 시스템이다. 상사들은 언제나 “위기”라고 강변하고, 사원들에게 끊임없이 강한 수준의 아드레날린을 생산시킨다. 이런 행동은 전염성이 강해서, 스트레스에 감염된 사원들은 동료들에게도 스트레스를 전파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자신이 병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약자나 패배자로 보여 다음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승진이 안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자신의 감정이나 통찰보다 더 강할 수 있다.

통찰과 올바른 대처의 불능 사이의 불일치가 견딜 수 없게 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무저항을 정당화하려고 든다. 가장 뻔한 주장은 당연히 짐작되는 사회적 지위와 수입의 상실, 특히 가족에 대한 타격이다. 때로 문제는 간단히 무시된다. 공포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결과는 잘 알려져 있다. 일터에서 죽음에 이를 만한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 질병이다.

기관사와 트럭 운전사가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받는 과도한 스트레스의 결과는 치명적 열차·자동차 사고를 낳는다. 철도 운행시간이 정확한 것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일본 철도 운행시간이 정확한 배경은 아주 드물게만 관심을 끌었다. 열차 기관사가 엄청난 사고를 냈던 2005년 4월의 사건 같은 때만 그랬다. 당시 기관사는 정해진 운행시간보다 90초 늦었기 때문에 허용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열차를 운전했다. 기관사가 규정 위반 행위를 한 원인은 회사에서 징계를 받을까 두려웠기 때문일 수 있다. 만약 공포 때문이었다면 근거가 없는 건 아니었다. 노조 대변인은 회사가 의도적으로 공포를 사원들을 굴복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지난 몇년 동안 수천명이 직장의 요구와 상사나 동료의 부당한 대우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 ‘가로시’(과로사)라는 일본어에 대한 국제적 논쟁이 유행했을 당시, 과로사는 일반적으로 신중히 계획된 것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문제의 사람은 유서를 통해 견디기 힘든 근무 환경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때론 자신이 실패했다는 느낌과 계속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견딜 수 없는 수치심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3주쯤 전, 프랑스에서는 49살 프랑스텔레콤 엔지니어가 더이상 쓸데없는 이야기로 고통받을 수 없다며 상사에게 소리친 뒤 칼로 자신의 가슴을 찔렀다. 프랑스텔레콤은 1990년대에 민영화되었고 시장 경쟁의 압력에 완전히 노출됐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자살률도 상당히 늘고 있다. 심지어 거기서도 사원들 사이 차별과 관련한 압박이 있다. 시장 경쟁은 공적 금융의 위기를 통해 전염됐다. 이건 노르웨이 공영방송에도 유효했다.

피아 베아테 페데르센은 공포를 느꼈고 이를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위해 결심했다.

홀거 하이데 독일 사회경제행위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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