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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8.28 19:11 수정 : 2012.08.29 15:12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미국은 선거철에도 한국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한국이 동아시아의 핵심 국가이고, 동아시아가 글로벌 경제의 심장에 해당하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미국 정치인과 유권자들이 한국과 한반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한국인들은 한국의 미디어에 등장하는 미국의 이른바 전문가들에 의해 이런 환상을 갖게 된다. 나를 포함한 전문가 그룹은 이미 한국에 관한 이슈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지도에서 한반도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올 대선 기간에 미국 정치인들은 의례적으로 한-미 안보동맹을 지지한다는 선언을 할 것이다. 또 북한의 핵개발을 경고하는 의례적인 발언도 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 정치인들의 속내는 북한이 잠자코 있어서 워싱턴이 북한을 될 수 있는 한 오랜 기간 잊고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외교정책은 중요한 관심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이번 대선에서 경제정책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다. 국제적 이슈를 언급한 이들은 매우 적었다. 미국 재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언급하는 이들도 드물었다. 중국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아예 리스트에 오르지도 못했다.

물론 미국 유권자들은 글로벌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에서 만든 물건을 쓰고 있고 북한의 리더십에 관해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지역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부상과 이것이 미국에 미칠 경제적·군사적 위협에 더욱 관심이 많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에 외교정책에 대해 언급은 할 것이다. 다른 나라들의 상황을 무시하는 것은 대통령답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경제지표가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해석되는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외교정책은 이번 대선에서 큰 이슈가 될 것 같지 않다. 더욱이 공화당이 대선 때마다 애용하던 공격 포인트, 즉 민주당의 ‘유약한 대외정책’ 논란을 오바마가 제거해 버렸다.

오바마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과감한 군사작전으로 공화당 매파들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공약이었던 이라크 철군은 단행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부시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따랐다. 심지어 테러 용의자에게 재판받을 기회를 주기 전에 암살해버리는 대테러작전에 적극적이었다. 또한 대테러전쟁을 중동에서 아프리카로 확대해 군사비 지출도 그만큼 늘어났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가 2008년에 체코의 프라하에서 했던 명연설에서 감축하겠다고 공언했던 핵무기를 오히려 개발하는 데 많은 돈을 쓰는 결과를 낳았다. 그는 또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는 관심을 거의 보여주지 않았고,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우방들의 군사적 행동을 말리지도 않았다.

아시아와 한국에 관한 이슈에서 두 후보는 공통점이 더 많다. 둘 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군 주둔을 확대하는 것을 지지한다. 또한 중국의 군비 증강을 우려하고 있고, 이 지역에서 우방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지지한다. 따라서 이번 대선이 미 외교정책에 어떤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한반도 정책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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