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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2.23 19:42 수정 : 2016.12.23 20:43

[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일본드라마 <유토리입니다만, 무슨 문제 있습니까?>

지난 20일 발표된 통계청의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청년 가구의 빈곤 현상이었다. 지난 2년 사이 30살 미만 청년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125만원 줄어든 반면, 부채는 900만원 이상 늘었다. 이를 두고 ‘88만원 세대’가 이제는 ‘77만원 세대’로 추락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에 대한 기성세대의 시각은 여전히 편견에 차 있다. ‘진짜 고생을 모르는 요즘 젊은것들’을 향한 훈계 같은 영화가 한국 영화 관객 수 역대 2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대학생들을 위해 특별 초빙된 유명 교수가 ‘풍요로운 세대의 투정’을 운운하며 논란을 일으키는 사태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일본의 세대 문제도 그리 다르지 않다. 특히 ‘유토리 세대’로 지칭되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세대 갈등은 이미 일본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한 지 오래다. 1987년부터 1996년 사이에 출생해 일본의 자율교육제도 실험 시기에 성장한 유토리 세대는 흔히 치열한 경쟁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젊은이들로 인식된다. ‘여유’를 뜻하는 유토리라는 말에는 ‘넘쳐나는 자유 덕에 세상 물정 모르는 젊은것들’이라는 편견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정작 유토리 세대가 스스로를, 거품경제 붕괴 후 열악해진 고용환경 때문에 고통당하는 빈곤 세대로 지칭하는 것과는 괴리가 크다.

올해 2분기 일본 <엔티브이>(NTV)에서 방영된 <유토리입니다만, 무슨 문제 있습니까?>는 바로 이 유토리 세대의 목소리를 담아낸 드라마다. 식품 제조업체의 샐러리맨 사카마 마사카즈(오카다 마사키), 초등학교 교사인 야마지 가즈토요(마쓰자카 도리), 명문대를 꿈꾸며 11년째 대학입시 준비 중인 미치가미 마리부(야기라 유야) 등 유토리 제1세대라 불리는 1987년생 세 청년이 주인공이다. 사소한 실수 하나에도 ‘유토리란, 이렇다니까’라는 시선에 시달리는 이들은 말한다.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조한 주 5일 교육을 받았으나 주말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순위표가 붙어 있는”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던 모순적 환경, 졸업 뒤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취업난이 찾아왔지만 ‘사회부적응’으로 비난받아야 했던 상황 등 청년층에게 책임을 묻는 사회에 대한 항변이다.

드라마는 우울한 현실을 다루지만 결코 무겁지만은 않다. 엉뚱하고 재기발랄한 극본으로 유명한 작가 구도 간쿠로는 이번에도 제어되지 않는 에너지로 그만의 청춘서사를 그려나간다. 자신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기성세대에게 소심한 마사카즈가 “쓰레기라도 각각 다른 쓰레기니까 유토리라는 단어로 싸잡아 말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외치는 장면에서는 과연 구도칸답다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청년들이 ‘새겨들어야 할’ 목소리만 가득한 이 땅의 기성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목소리가 거기에 있다.

김선영 티브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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