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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28 20:13 수정 : 2018.12.28 20:20

[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미국 드라마 <코민스키 메소드>

한때 잘나가는 배우였던 70대의 샌디 코민스키(마이클 더글러스)는 현재 연기 지도를 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본업인 연기 활동도 계속하고 싶은데 작품 의뢰가 들어오지 않은 지 한참 됐다. 설상가상으로 며칠 전부터 전립선도 말썽이다. 그의 절친한 친구 노먼 뉴랜더(앨런 아킨)는 대형 에이전시를 이끌고 있으나 암 투병 중인 아내 아일린(수전 설리번)의 곁을 지키느라 외부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만날 때마다 독설 섞인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낄낄대지만 샌디와 노먼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날마다 조금씩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인생 말년에 접어든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의 새 오리지널 드라마 <코민스키 메소드>(The Kominsky Method)는 할리우드의 거물들이 의기투합한 올해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다.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두 명배우 마이클 더글러스와 앨런 아킨이 주연을, 에미상을 8차례나 수상한 척 로리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공개된 지 한달 조금 넘은 신작인데도 각종 매체의 올해 티브이 프로그램 결산에 빠지지 않고 언급될 만큼 작품성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초 열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두 주연배우가 나란히 연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코미디 부문 작품상 후보로도 선정됐다.

호평의 주요인으로는 배우들의 명연기 외에도 노년 세대의 고민을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담아냈다는 점이 손꼽힌다. 특히 미국 인구층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초상을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때 풍요의 상징으로 평가받던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 우울증에 시달리며 사회적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의 부흥기를 이끌었다는 자부심으로 다른 세대에 비해 유독 자아가 강하고 가정생활이 원만하지 않으며 자식도 적게 낳은 편이어서 노년에 이르러 외롭고 고립된 삶을 사는 이들이 많다.

<코민스키 메소드>에서 샌디와 노먼이 그렇다. 샌디가 세번의 결혼과 이혼을 거치는 동안 곁에 남은 가족이라고는 딸 민디(세라 베이커)뿐이다. 민디와의 관계도 소원했다가 노년이 되어서야 겨우 회복했다. 노먼은 더 심각하다. 딸 피비(리사 에델스틴)와는 인연을 끊은 지 오래고, 유일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던 아내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명성과 돈은 있어도 외로움은 어쩌지 못한다. <코민스키 메소드>는 삶보다 명백한 죽음과 관계의 단절 앞에서 우울과 공포에 시달리는 두 노년의 모습에 주목하면서도 그 어두움에 잠식당하지 않고 초월적인 농담으로 존엄을 지키려는 안간힘 또한 절묘하게 그려낸다. 말하자면 노년의 우울에 관한 가장 탁월한 농담이다. 비록 남성의 시선에서 그린 노년이라는 한계는 명확하지만, ‘우리는 천천히 침몰하는 배에 탄 승객’이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작품 앞에서 냉철함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죽음은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김선영 티브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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