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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6.07 19:43 수정 : 2014.06.13 16:17

박정윤 수의사

[토요판/생명] 박정윤의 P메디컬센터

병원에 오는 아이들의 가장 흔한 질병이 ‘귓병’이다. 원인이 곰팡이나 세균 감염으로 인한 외이염일 수도 있고, 알레르기일 수도 있고, 이도(바깥귀에서 기관으로 이어지는 통로) 내 이물 때문이거나 중이(가운데귀)나 내이(속귀)의 문제일 수도 있다. 몇 년간을 주기적으로 귀 치료를 다녔다는 시추 ‘투투’는 매일 귀를 닦아주지 않으면 귀에서 농이 나오고 냄새가 심했다. 시추의 가족은 최근에는 귀를 건드리기만 해도 피가 나온다며 어두운 표정으로 내원했다. 염증으로 귀가 많이 부은 투투는 귀를 만질 때마다 통증을 호소했다. 귀의 부기가 빠지는 데에만 며칠이 걸렸고, 검이경으로 확인한 투투의 귓속에는 수십개의 폴립(용종)이 가득했다. 결국 투투는 수직이도(귓구멍에서 수직으로 고막까지 이어진 통로) 외측을 절개하는 수술을 받고 개선됐다.

투투 귓병의 애초 원인이 무엇이었을지는 모른다. 아마 단순한 곰팡이나 세균 감염으로 시작됐을 수 있고, 음식 알레르기나 목욕할 때 물이 들어가 외이염(습기 등의 원인으로 귀에서 고름이 나고 냄새가 나는 질환)이 생겼을 수 있다. 정확한 진단 없이 그저 ‘귓병’이라고 해서 증상 치료만 하면서 반복된 만성 외이염이 폴립을 만들고, 이도 내에 폴립이 가득한지 모른 채 자꾸 닦아주는 일이 질병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귓병이 생기면 일단 정확한 원인을 알고 끈기있게 치료해야 한다. 무조건 알레르기와 아토피라고 결론짓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자. 곰팡이 감염으로 인한 외이염은 일주일 혹은 며칠간 한두번 약 먹고 치료하는 것으로는 증상만 줄여줄 뿐 치료가 안 된다. 최소 한 달 반에서 두 달을 꾸준히 치료받아야 곰팡이나 세균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병원에만 맡길 일은 아니다. 귀 청소를 할 때 사람의 귀를 파듯 면봉으로 닦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면봉으로 닦는 것이 잇몸처럼 약한 이도의 점막을 자극해 상처가 나거나 부어올라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귀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기’다. 이도를 귓속 털이 막아 습하게 되지 않도록 귀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귓속이 부어 있지 않다면 귀 세정제를 귓속에 충분히 흘려 넣어 이도에 붙어 있는 귀지가 떨어질 수 있게 마사지를 해주자. 그런 다음 귀를 털어서 세정제와 함께 귀지가 떨어져 나오도록 귀를 털게 하고 바깥에 묻은 잔여물을 닦아준다. 잔여물이 많으면 세정제를 다시 넣어 마사지하고 털어내기를 반복한다. 그 뒤 중요한 것은 귓속에 남아 있는 물기가 완전히 제거되도록 드라이기를 사용해 귓속으로 찬바람을 넣어 말려주는 일이다.

또 하나, 아이들 중에 발을 자주 핥는 아이들이 있다. 귓병의 주원인인 효모균이나 곰팡이가 습하기 쉬운 발가락 사이에도 상재한다. 귓병은 발가락 사이 염증과 함께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다. 발의 털을 밀어서 환기를 시키고 자주 소독하고 말려 관리해주는 것도 귓병 재발을 막는 방법 중 하나다.

박정윤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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