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6.21 19:43
수정 : 2014.06.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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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윤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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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생명] 박정윤의 P메디컬센터
지난주 15살 슈나우저 ‘다롱이’가 몸에서 구슬이 나왔다고 내원했다. 새끼손가락만한 구슬이 소변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얼마 전부터 하루종일 소변 보는 자세를 취하면서 소변을 보지 못하더니, 저녁에 비명을 지르며 소변을 보더니 구슬이 나왔단다.
몸에서 나온 구슬은 방광결석이었다. 초음파검사에서 방광염이 확인됐고, 내원 때 혈뇨를 보는 것도 알게 됐다. 혈뇨를 본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던 가족과 대화를 하며 다롱이가 실외에서 배뇨를 하기 때문에 소변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혈뇨는 적혈구, 즉 혈액이 오줌에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며 흔히 소변색이 붉다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또한 빈뇨, 배뇨곤란, 배뇨장애 같은 임상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결석질환을 제외하고도 혈뇨는 방광염, 방광 내 종양, 전립샘과 자궁, 질의 문제, 용혈성 빈혈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원인은 방광 내 결석이다.
강아지들의 결석질환은 악화된 이후에야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다롱이는 실외에서 용변을 보기 때문에 소변 상태를 확인 못해서 늦어진 경우이지만, 실내에서 배뇨하는 아이들도 의외로 내원이 늦다. 지속적으로 혈뇨를 보면 보호자가 아이를 데리고 바로 내원하지만, 간헐적으로 혈뇨를 보는 경우에는 보호자가 심각성을 인식하기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소변이 약간 붉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내일은 소변색을 자세히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음날 확인했더니 정상인 경우가 있다. 이튿날도 정상이면 좀더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내원을 미룬다. 일단 혈뇨를 확인하면 바로 병원에 가서 간단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방광 안의 결석이 배뇨할 때 방광벽을 긁어 생기는 출혈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석질환, 아래의 몇가지는 기억해두자. 첫째, 방사선촬영과 초음파검사에서 방광 내 결석이 확인되면 수술을 해 결석을 제거해야 한다. 결석의 종류에 따라 처방사료(흔히들 결석을 녹인다는 사료)만으로 녹지 않는 경우가 많음을 기억하자. 우선적인 해결책은 수술이다. 둘째, 결석질환은 수술 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 수술은 방광 안에 이미 만들어진 돌을 제거하는 작업이고 결석질환 치료의 ‘시작’이다. 결석을 만드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다. 수술을 통해 결석을 제거했어도 소변 내에 존재하는 결정(crystal)은 남아 있다. 그 결정들이 뭉쳐 몇달 안에 다시 결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결석질환은 재발률이 높다. 특히 ‘칼슘옥살레이트 결석’의 경우 불과 서너달 뒤에 결석이 생기면서 수술을 여러 번 하게 만들기도 한다. 수술 뒤에는 결석 성분검사를 통해 어떤 결석인지 확인하고 반드시 정기적으로 꾸준히 소변검사를 해서 결정이 있는지 확인한다.
결석의 종류에 따라 사료를 처방받았다면 식이관리가 필요하다. 결석의 종류에 따라 간식도 영양제도 금물인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복용중인 영양제가 있다면 수의사와 상의해서 먹어도 되는지 확인받자. 결석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반드시 어떤 결석이었는지 보호자가 알고 있어야 하며, 그 결석이 생기지 않도록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안 되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몇년씩 동일한 처방사료를 먹이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처방사료는 말 그대로 ‘처방’이 필요할 때 먹는 것이다. 특정한 영양성분을 높이거나 줄여서 목적에 맞게 만들어진 것이 처방사료이므로, 검사 없이 몇년간 결석사료를 주다 보면 부작용으로 다른 질환을 동반하게 하거나 아무 효과도 없으면서 값비싼 사료만 먹이는 셈이 되기도 한다. 결석사료만 먹는다고 결석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수분 공급도 중요하다. 물을 많이 마시게 해서 소변을 많이 볼 수 있게 해주는 것도 결석관리의 한 방법이다.
박정윤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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