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3.12 20:11
수정 : 2014.07.3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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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승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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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장승은의 스타일 선발대
※홍보 컨설턴트 장승은씨가 남들은 잘 모르는 나만의 쇼핑 노하우를 격주로 연재합니다.
외출 전 옷 입기는 항상 고민스럽다. 특히 요즘처럼 계절이 바뀌는 시점이면 더욱 그렇다. 밖에는 아직 찬바람이 씽씽 불어대지만 마음은 이미 벚꽃축제 중이라 옷장에 어둠의 자식처럼 늘어서 있는 칙칙한 코트와 두터운 옷들은 슬슬 싫증이 나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쇼핑을 향한 강렬한 욕구가 도래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옷 쇼핑을 감행하기에는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각종 컬렉션에 등장하는 명품 브랜드들은 여러모로 혹하기는 하지만 가격 앞에서는 늘 좌절하기 마련. 그렇다고 마구잡이 식의 값비싼 명품 스타일로 모방된 의상들을 무턱대고 구입하는 것은 훤한 대낮에 벌거숭이 임금님의 행렬을 보는 듯 얼굴이 화끈거린다.
물론 세상에는 수많은 브랜드가 있다. 명품부터 중저가 브랜드에서 ‘패스트패션’이라 이르는 에스피에이(SPA) 브랜드까지 얼마든지 예산에 맞춘 쇼핑은 가능하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에서 남보다 조금 더 감각적으로 나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고 싶다면 한정된 아이템을 소량 생산하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아이템을 눈여겨보길 권한다. 신진이라고 해서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신인의 의욕 과잉이 빚어낸 억지스러운 디자인일 것이라는 염려는 접어두어도 좋다. 실제로 이들 중에는 해외 유명 편집숍에 입점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경우도 많고, 대기업에서 협업(컬래버레이션)을 요청할 정도로 실력을 자랑하기도 한다.
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과 명동의 편집매장 코카롤리앤튤립에 입점해 있는 안선영 디자이너의 ‘앤’(ANN·사진)은 베이직한 아이템을 기본으로 과하지 않은 아방가르드를 표방한다. 케이블방송 프로그램 <솔드 아웃>에 출연하여 이름을 알린 바 있는 안 디자이너의 의상은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의 일하는 여성에게 제격이다. 10만원대 초반에서 20만원대 중후반의 가격에 무엇보다 좋은 소재와 부담스럽지 않은 디자인의 셔츠, 원피스들이 주종을 이루며 담백한 세련미를 자랑한다.
조금 더 경쾌한 느낌의 캐주얼한 거리 패션에 관심이 많다면 우진원 디자이너의 ‘로켓 런치’도 둘러보길 권한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안의 매장과 편집숍, 온라인쇼핑몰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우 디자이너의 의상은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네오프렌 소재의 스웨트 티셔츠부터 원피스, 메시 소재의 스타디움 점퍼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구비하고 있어 유행 아이템을 하나쯤 구매하고 싶을 때 제격이다.
세계의 모든 디자이너는 신인 시절을 거쳐 자신의 패션 세계를 완성해나간다. 나의 취향과 맞는 디자이너를 찾고 점차 만개해가는 디자이너의 작품 세계를 그의 뮤즈가 된 것처럼 두근거리며 매 시즌 지켜보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설렘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단골로 가까운 왕래라도 하는 사이가 된다면 나의 의견이나 취향이 의상에 반영될지도 모를 노릇이다.
약 130년 전 1달러에 팔렸던 리바이스 청바지 한 장이 2001년 4만6532달러, 당시 우리 돈으로 약 5580만원에 팔렸다. 그리고 이 초기 모델을 재해석해 한정판으로 400달러에 선보였다. 혹 아는가? 오늘 내가 구매한 신진 디자이너의 의상이 몇십년 뒤 거장의 초기 작품으로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책정돼 진정한 가치투자의 옷테크를 완성할지….
장승은 홍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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