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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4.02 19:56 수정 : 2014.07.31 10:05

사진 장승은 제공

[매거진 esc] 장승은의 스타일 선발대

인기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 서맨사와 키 작은 남성의 데이트를 다룬 일화가 있다. 서맨사는 그가 블루밍데일스 백화점의 아동복 코너에서 옷을 구입했다는 것을 알고는 질겁한다. 달아나려는 서맨사에게 그는 당당하게 강변한다. “저렴하고 잘 맞는다고요!”

아동복(키즈라인)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쇼핑 세계다. 특히 체격이 작고 마른 44, 55의 ‘복 받은’ 여성들에겐 오히려 팔다리 길이 수선도 필요 없고 가격까지 저렴하니 어찌 희소식이 아니겠는가. 요즘 아이들은 성장 속도도 빠르고 체격도 좋아서, 초등학교 고학년 여자아이들은 이미 44, 55 사이즈에 필적한다. 국외 브랜드는 66 사이즈 여성도 입을 수 있어 선택 폭은 더욱 넓어진다. 55 사이즈 체격의 여성이라면 폴로, 타미 힐피거 등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 쇼핑 땐 성인 매장뿐 아니라 아동복 매장에도 들를 것을 권한다. 미국 시장 사이즈는 크다. 옥스퍼드셔츠, 니트의 경우에는 어깨와 팔 길이가 오히려 더 잘 맞을 수도 있다. 단, 가슴에 자신 있다면 기장이 조금 짧아질 수도 있으니 입어보고 비교해보는 편이 좋다.

디자인도 성인 옷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단적인 예로, 이자벨 마랑과 에이치앤엠(H&M)의 협업 컬렉션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은 아동복 라인의 스웨터였다고 한다. 이 스웨터가 심심치 않게 여성들의 거리패션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딸, 아들, 조카를 위한 선물만은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한 브랜드에서 똑같은 옷을 성인과 아동복의 두 세그먼트로 나누어 선보이는 경우도 많다. 디자인, 컬러, 소재 모두 동일하지만 가격 차는 꽤 크다. 실제 버버리 프로섬의 도트 리넨 셔츠는 같은 디자인임에도 성인은 79만원, 아동복은 6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역시 같은 디자인의 더블 캐시미어 트렌치코트는 성인은 400만원, 아동복은 310만원으로 차이가 90만원이다. ‘명품’ 브랜드도 이럴진대 유니클로, 에이치앤엠, 자라 등 에스피에이 브랜드에서 많게는 50%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건 이상할 게 없다.

‘직구’(직접구매)의 세계에서는 더욱 무궁무진한 선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성인 사이즈에 좀더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주니어 라인(13~16세)을 갖추고 있는 브랜드도 많다. 퓨마의 14세 엑스라지 사이즈는 허리가 28인치, 가슴이 34인치로 66 사이즈의 여성이 입어도 거뜬하다. 소렐의 빅 키즈 부츠는 255㎜까지 나온다. 단정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프렌치토스트(frenchtoast.com)를 둘러보자. 미국에서 교복·학생복을 파는 곳이지만, 카디건·블라우스·스커트·테일러재킷 등 모든 상품을 30달러 안에서 구입할 수 있다. 북유럽풍을 좋아한다면, 동대문 제일평화 3층의 아동복 매장도 충분히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단, 여아 아동복은 가슴과 골반이 아무래도 성인 여성에겐 작을 수 있으니 남아 아동복이나 주니어 라인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유럽 브랜드는 미국 브랜드에 견줘 소매나 바지 기장이 짧을 수도 있으니 여름옷이나 니트, 티셔츠 쪽을 권한다.

반드시 고려할 점은 비율과 균형이다. 아동복은 폭이 좁고 기장이 짧다. 이럴 땐 조금 넉넉한 사이즈의 옷을 함께 입어야 불편함도 없고 균형도 갖추게 된다. 아동복에 아동복을 겹쳐 입는 것은 절대로 귀엽지 않다. 저렴하고 합리적인 쇼핑은 좋지만, 얻어 입고 나왔느냐는 소리를 들으면 아무리 좋은 신세계도 누구나 포기하고 만다.

장승은 홍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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