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4.16 19:44
수정 : 2014.07.3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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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승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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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장승은의 ‘스타일 선발대’
봄맞이 연례행사로 꼭 하는 일이 몇 가지 있다. 대청소, 옷장 정리 그리고 쇼핑. 꽃이 다 지고 난 뒤 햇살이 따뜻해질 때쯤에야 그제야 겨울잠에서 깬 동물처럼 뒤늦게 봄맞이 대청소다 뭐다 분주해진다. 집 안 곳곳을 청소하고 서랍을 뒤집으며 옷장 정리를 하고 나면 적당한 명분이라도 찾은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쇼핑에 나서게 된다. 이번 행선지는 동대문 제일평화시장.
택시를 타고 행선지를 대니 기사 아저씨가 대뜸 얘기한다. “아, ‘제일평화’가 멋쟁이들만 가는 곳이라면서요?” 동대문의 상권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리도 들리고,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는 푸념도 들리지만 제일평화시장은 아직도 내국인에게 더 유명한 패션 명소이다. 여느 패션쇼장, 백화점보다도 유행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제품들에다 가격도 주변 쇼핑몰보다 저렴하고 품질 좋은 물건들이 즐비하다.
도매 위주이긴 하지만 소매 구입자로 갔다간 찬밥 신세로 불쾌한 쇼핑의 기억을 남길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탓에 현금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 불편은 감수해야 하지만 도매와 소매 모두를 취급하는지라 상인들도 소매 손님에게 익숙하다. 오히려 낮 시간의 제일평화시장은 삼삼오오 쇼핑을 나온 소매 고객들로 붐빌 정도다.
3층 건물의 제일평화시장의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가방, 구두, 액세서리 등의 잡화와 중년 여성들에게 어필할 만한 디자인의 옷들이 많다. 2층은 20~30대 위주의 정장과 캐주얼 의류가 많으며 3층은 20~30대 위주의 개성 있는 디자인의 수입 의류 및 미시 캐주얼과 유아, 아동복을 취급한다.
평소 블랙 앤 화이트 스타일의 셔츠 원피스, 비즈니스 캐주얼을 즐긴다면 2층의 131호 ‘코스튬 라인’(사진)을 추천한다. 송성근 디자이너의 가게로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면서도 툭 떨어지는 핏이 일품이다. 같은 층 81호 ‘엘제곱’에는 기본 흰색 블라우스부터 리본, 프릴 장식까지 다양한 블라우스가 많으며 12호 ‘오주’에는 티셔츠 종류가 많다.
화사하면서도 로맨틱한 스타일을 좋아하거나 포인트를 줄 만한 아이템을 사고 싶다면 3층 67호 ‘목단’과 82호 ‘승아’의 의상들이 눈에 띈다. 대담한 플라워 패턴이나, 스트라이프, 비즈장식, 프린지 등을 가미한 블라우스, 카디건, 원피스류가 보는 이의 눈을 잡아끈다. 볼드한 액세서리로 스타일링에 화룡점정을 이루고 싶다면 102호 ‘쥬애나’에서 만족할 만한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몇가지 팁을 제공하자면 첫째, 쇼핑 리스트를 만들어 갈 것을 권하고 싶다. 가게가 워낙 많아 휘휘 둘러보다간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르거나 분위기에 휩쓸려 필요하지 않은 것을 사고 후회할 수도 있다. 둘째, 미로 같은 통로와 환기가 잘 안되는 건물 구조 탓에 쉽게 지칠 수 있으니 최대한 편한 신발과 간편한 복장을 권한다. 갖춰 입을 때보다 편안한 복장이 오히려 가격 흥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쇼핑을 하다 허기가 진다면 4번 게이트를 통해 지하 1층의 매점을 방문해보자. 김치말이 국수, 골뱅이 비빔국수 등의 일품요리가 쇼핑에 지친 당신에게 위안을 줄지니!
장승은 홍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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