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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5.07 19:46 수정 : 2014.07.31 10:04

사진 장승은 제공

[매거진 esc] 장승은의 스타일 선발대

핸드폰 급속 충전처럼 짧은 시간에 고갈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사람마다 자신의 아지트가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충전’이 필요할 때 찾는 곳이 바로 시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대문은 멀리 갈 것 없는 대안이 된다. 어디에 무엇을 파는지만 알면 뭐든 간에 발품만 팔면 된다.

머릿속에 지도를 그려보자. 청계6가 청계천변을 따라 버들다리와 맑은내다리 사이를 두고 죽 늘어선 평화시장과 신평화패션타운, 동평화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신평화패션타운 뒤편에는 남평화시장과 광희시장이 있고 동평화시장 뒤편에는 서평화시장이 자리한다. 제일평화시장은 남평화시장 맞은편으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및 공영주차장 유어스와 마주하고 있다.

속옷이나 양말, 모자, 스포츠 용품에 관심이 많다면 신평화패션타운 1층이 제격이다. 24시간 쇼핑이 가능하다. 가방에 관심이 많다면 남평화시장 지하로 가보자. 밤 12시부터 낮 1시까지 영업하는 남평화시장 가방 시장은 에코백부터 제법 귀한 가죽 가방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동평화시장은 30~40대 미시 옷이나 중장년층의 의류가 대다수지만 쇼핑에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다고 자신한다면 강추한다. 제일평화 등 주위 쇼핑몰들에 의류를 공급하는지라 어느 한 곳에서는 너무도 저렴한 가격의 고퀄리티의 제품으로 ‘심봤다’를 외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피나 가죽제품에 관한 모든 것은 광희시장에 있다. 장갑부터 각종 모피까지 시중가보다 많게는 50~60% 이상 저렴하다. 최근 4~5층을 리뉴얼하여 여성, 아동 중심의 의류 매장으로 꾸며 주위 다른 시장에 비해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지만 주로 밤에 여는데다 소매는 취급하지 않는 곳도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 중고서적에 관심이 많다면 청계천변의 서평화시장으로 가면 된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10여개의 헌책방이 여전히 건재하다.

제일평화 옆의 맥스타일은 아직 자리를 잡지는 않았지만 1층에 10~20대 대상의 캐주얼, 정장의류가 자리하고 있다. 유어스는 요즘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의 집결지로 10~20대, 30대 초반을 겨낭한 로드숍 및 인터넷쇼핑몰의 아이템을 거의 다 볼 수 있다. 다만 밤에만 여는 도매 전문이라 소매 판매를 안 하는 곳이 많아 막상 맘에 드는 옷을 발견하고도 못 사거나 본의 아니게 주인의 눈치를 보며 마음 상할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혹자는 맨날 사람에 부대끼며 사는 세상, 뭐 하러 또 사람들이 많은 데 가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사람 많은 곳이 지겹지도 않으냐 되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물건을 사고 말고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처음 본 사람과 흥정을 하며 이모, 언니, 오빠가 되기도 하고 내키지 않으면 지나치면 그뿐이다. 누군가는 밤에도 이렇게 깨어 기운차게 살고 있지 않느냐고 자극을 주기도 한다. 작은 매점, 좌판에서 파는 음식들은 “힘들지? 어서 먹어라, 내 새끼” 하며 툭툭 등을 토닥여주는 할머니의 손길처럼 정겹다.

퍼덕이는 생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욕, 그리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조금의 힐링이라도 필요한 당신이라면 오늘 이렇게 소박한 시장 여행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떠하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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