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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8.20 19:30 수정 : 2014.08.21 13:41

[매거진 esc] 장승은의 스타일 선발대

친한 후배와 만나기로 했다. 임신 후반기에 접어든 후배에게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하다 ‘임부복’에 생각이 미쳤다. 비록 ‘예비엄마’라 불리지만 마음은 아직 결혼 전의 ‘아가씨’ 멘털에 가깝지 않은가. 나 역시 임신으로 인해 변해가는 몸에 꽤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예쁘게 입고 싶지만 예전의 옷들은 입을 수가 없고, 그래서 찾아간 임부복 매장은 배를 가리기에 급급한 누가 봐도 ‘임신부’임을 강조한 옷들뿐이다. 그렇게 산 옷들은 출산 후에 장롱 한구석에 처박힌 채로 잊혀졌다.

사진 장승은 제공
이태원이라면 사이즈와 소재, 실루엣 모든 면에서 해답을 제시해준다. 단순히 ‘빅 사이즈’ 옷만 생각하면 곤란하다. 사이즈 제로, 44~88사이즈 이상까지 다양한 사이즈와 디자인, 소재의 옷들을 갖추고 있는 곳이 바로 이태원이다. 이태원 시장은 예전부터 멋 좀 낼 줄 안다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는 핫 플레이스로 각종 유행 스타일은 거의 다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디자인의 옷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태원 시장 건물이 다가 아니다. 시장 지하 1층에서 밖으로 나가면 또한 작은 골목길에 알토란 같은 아이템으로 무장한 가게들이 즐비하다. 시장 건물과 오른편에 맞닿아 있는 건물 2층 더 블루(The Blue)와 시장 건물 맞은편 1층의 씨피플러스(C.P+)는 고급스러운 오피스 룩이 많다. 60% 이상 자체 제작을 하고 있으며 유행에 따르는 디자인보다는 오래 입을 수 있는 깔끔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소재가 돋보인다. 더 블루에서는 ‘청담동 며느리 스타일’로 불릴 법한 참하고 여성적인 라인이 주종을 이루며 특히 화이트 셔츠와 블라우스, 재킷이 강세다. 씨피플러스는 깔끔한 라인의 원피스와 박시한 라인의 쇼트재킷 등 편안한 스타일의 세미캐주얼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애니(Anny)에서는 뚝심 있게 원피스만 판매한다. 특히 후들후들한 레이온 소재의 프린트 무늬 원피스 하나만 사야 한다면 애니에서 웬만한 원피스는 다 구경할 수 있을 듯하다. 가격 또한 ‘6만5000원’ 균일가이다. 골목길 아래쪽에 위치한 자벤(Ja Vene)은 나름 이 골목의 터줏대감이다. 이태원 뒷골목이 소문나기 이전부터 자리한 자벤은 예전부터 아는 사람은 알던 단골들이 많은 매장으로 골목에서도 다양한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블라우스와 재킷 종류도 많지만 특히 착용감이 좋은 바지가 많기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펑키하고 발랄한 캐주얼을 선호한다면 메르시(Merci)에 들러보자. 밝은 색상과 경쾌한 디자인으로 젊은 주인의 감각이 돋보인다.

딱 한곳만을 가야 한다면 대로변에 위치한 빅토리 타운(Victory town)이 적격이다.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한시간만으로는 절대 부족한 ‘블랙홀’이라 칭할 만큼 다양한 의상을 보유하고 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좋은 소재와 바느질 마감도 잘된 옷들에다가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젊은 여성뿐 아니라 세련된 중년의 어머님들도 만족해 모녀가 함께 찾기도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몸의 곡선을 예쁘게 드러내주는 저지 소재부터 코튼, 울 소재의 원피스와 각종 블라우스가 특히 눈여겨볼 만하며 겨울에는 깔끔한 디자인의 캐시미어 소재의 재킷과 코트를 많이 선보여 계절이 바뀌면 꼭 한번은 가게 되는 곳이다.

후배에게 네온컬러와 검정 레이스 블라우스 두벌을 선물했다. 모쪼록 가볍고 별거 아닌 선물이지만 무거운 그녀의 몸이 조금은 가볍게 느껴졌기를.

장승은 홍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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