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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1.12 20:54 수정 : 2014.11.13 10:22

사진 스마테리아 제공

[매거진 esc] 장승은의 스타일 선발대

<해리 포터>의 여배우 에마 왓슨이 방글라데시에서 물레를 돌리고 있는 사진 한 장을 본 적이 있다. 수수하고 진지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는데 이는 왓슨이 친환경 공정무역 패션 ‘피플 트리’(People tree)의 디자인 고문과 모델로서 생산지인 방글라데시를 찾았을 때의 사진이었다. 화보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여배우가 패션에서의 윤리를 부르짖는 모습은 어쩐지 생경하면서도 신선했다.

반짝반짝 빛나며 쏟아지는 수많은 ‘신상’들의 이면에는 지구 어딘가 누군가의 고된 땀과 눈물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새삼 멀리 돌아볼 것도 없이 최근 회자되는 청춘들의 ‘열정페이’만 봐도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패션, 라이프스타일 산업과 윤리적 가치는 어쩐지 저만치 거리감이 느껴진다.

최근 이런 고민에 해답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친환경과 공정무역을 내세운 윤리적 패션이다. 윤리적 패션은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생산자의 인권과 작업환경까지 고려하고, 저개발국 생산자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공정무역을 장려한다. 또한 버려진 생활용품 등을 재활용해 아예 새로운 용도의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선보이는 등의 다양한 형태로도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첫 공정무역 패션브랜드로는 ‘그루’(g:ru)가 있다. 아시아 여성의 빈곤 해결과 환경 보호에 초점을 맞춘 그루는 전통기술과 현대적 디자인을 접목한 친환경 의류를 비롯해 패션소품, 유기농 면제품, 생활용품, 장난감 등을 취급한다. 30~40대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의류 브랜드 ‘이새’는 세컨드 브랜드인 ‘메라하트’를 론칭, 경복궁 후문 앞 콘셉트 스토어를 열고 공정무역 상품과 핸드메이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성수동에 자리잡은 사회적 기업 더페어 스토리(www.thefairstory.com)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펜두카(Penduka)와 스마테리아(사진·Smateria)는 공정무역을 통해 남아프리카 나미비아와 캄보디아의 저소득층 여성들의 독립성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한다.

나미비아의 빈민, 장애 여성들을 위한 공동체 이름이자 ‘일어나’(Wake up)를 뜻하는 펜두카는 나미비아의 일상을 모티브로 한 자수, 프린트 등과 네덜란드의 디자인과 어우러져 소소한 일상의 메시지를 놀랄 만큼 세련되게 담아내고 있다. 마치 색 고운 동화책을 보는 듯 아름답다. 스마테리아는 캄보디아의 빈민촌인 안동마을의 여성들이 버려진 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가방과 파우치를 생산해 유럽 및 미국, 대만 등 다양한 국가에 선보이는 글로벌 브랜드로, 독특한 질감과 원색 계열의 색상은 대량 생산된 그 어느 가방보다 시크한 매력을 풍긴다.

연남동에 위치한 비타트레이드(www.vita- u.com)는 콜롬비아의 전통 수공기술로 만든 모칠라(mochilla)라는 전통가방을 비롯해 키르기스스탄의 현지 여성 장인이 제작한 스카프,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며 이국적이면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혹자는 윤리적 패션을 단순히 자선활동으로 여기거나 마니아적 취향의 사람들이 찾는 제품으로 치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하고 효율만을 따지는 동안 썩지 않는 인공 섬유의 쓰레기로 환경이 오염되고, 지구 어딘가 어느 가정의 가장이, 엄마가, 또는 아이가 고된 노동으로 신음하며 아파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결국 이 비극들이 모여 어느 날 나비효과처럼 나를 찾아올 수도 있음이다.

장승은 홍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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