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1.14 20:35
수정 : 2015.01.1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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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창고. 사진 장승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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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장승은의 스타일 선발대
개장 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리던 이케아 1호점이 문을 열었다. 어느덧 트렌드를 넘어서 인테리어의 공식처럼 자리잡은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을 질리도록 구경할 수 있는데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불고 있는 손수제작(DIY) 인테리어 열풍까지 함께하며 주변에 교통 대란을 야기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단 매장 안으로 들어가서 제일 먼저 찾게 되는 65개의 쇼룸은 만족스러울 만한 눈요기를 제공해준다. 일반적인 가구 매장의 쇼룸이 가구 몇 가지를 중심으로 공간의 일부분만을 보여주는 전시에 머물렀다면 이케아의 쇼룸은 마치 지인의 집에 방문한 듯 단순한 가구 배치뿐 아니라 온갖 소품이 함께 어우러져 전시가 아닌 ‘살고 있는’ 생활공간을 완벽히 재현한다. 또한 그 공간은 어느 싱글족 혹은 신혼부부,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가 살 법한 10~20평대의 공간이어서 더욱 공감을 자아낸다.
그러나 탄성도 잠시, 몇 시간의 쇼룸 탐색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쇼핑으로 들어오면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전시장에서 이미 조립된 가구를 보고 마음을 정한 다음 아래층에서 직접 그 가구를 찾아 값을 치른 후 차에 실어 집으로 가져가는 이케아 시스템은 조립가구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불편함과 혼란만을 남긴다. 쇼룸에서 본 반짝반짝한 제품들은 다 어디 갔는지, 어느새 난 그저 창고(사진)에서 방황만 하고 있을 뿐이고 집에 있는 기존의 가구들과 이케아 제품이 쇼룸처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룰지도 자신이 없다. 게다가 저 멀리 계산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줄은 활활 타오르던 쇼핑에 대한 열망을 접고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만일 단순한 구경이 아닌 쇼핑을 위해 이케아에 가고자 한다면 구입하고자 하는 품목을 명확히 해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일단 사고자 하는 품목이 있다면 온라인 상품안내서 등을 먼저 찾아서 보길 권한다. 이케아의 쇼룸 벽은 주로 벽지를 사용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페인트로 색감을 구현해서 실제 집에서 가구 배치 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으니 내 공간의 사진이나 벽지 색깔, 같이 배치할 기존의 가구 등의 사진을 찍어 가서 함께 비교해보는 편이 좋다. (이케아 앱에서 증강현실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많이 어설프다.)
이케아 전시장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것은 쇼룸의 벽 한 면, 모서리 한 곳도 그냥 두지 않겠다는 듯 센스 있는 수납 아이디어다. 벽면 전체를 활용한 자전거걸이, 신발장, 전면 책꽂이 등은 좁은 공간에서 바로 적용할 만하며 다른 수납 정리 용품과 호환, 연결해서도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해 공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잡동사니를 처박아둬 발 디딜 틈 없는 비좁은 베란다나 다용도실에도 안성맞춤이다.
거울, 조명, 패브릭 제품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추천 품목이다. 디자인, 실용성, 가격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제품이 즐비한 이들 소품은 비록 작지만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어 무리하지 않고 북유럽풍 분위기 단장에 한몫 단단히 해줄 것이다.
이케아의 한국 진출을 두고 가구 공룡의 공습이라며 상권 붕괴를 염려하기도 한다. 실제 매장을 둘러보며 디자인과 가격 여러 측면에서 국내 업체들이 긴장할 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특히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사람들의 생활을 최대한 담아내려 애쓴 소소한 아이디어들이었다. 그런 반짝반짝한 세심함이 오늘도 사람들을 이케아 매장으로 이끄는 것은 아닐까?
장승은 홍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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