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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17 17:56 수정 : 2007.10.17 18:10

정기석/한국스트로베일건축연구회 기획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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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제 손으로 살 집을 스스로 지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진정한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통영 미륵도로 귀농한 시인 목사님은 장인어른과 단둘이 황토통나무 집을 지었다. 스스로 짓는 세번째 집이라며 마치 시를 짓듯 석 달 만에 뚝딱 해치웠다. 제천 학고개로 귀농한 서울대 반도체 교수님은 반도체 설계하듯 귀틀집을 꼼꼼히 설계해 짓고 있다. 마을 사람들의 쉼터로 쓰라며 황토찜질방을 따로 짓고 있다. 괴산 수암골에 서울 혜화동의 전통한옥을 고스란히 뜯어 옮긴 귀농인은 노는 듯 쉬는 듯 평화로운 집을 짓고 있다. 어느덧 주춧돌을 놓은 지 삼 년이 흘렀다. 2년 전 정선 동강 생태마을에 처음 세워져 산청·안성·원주·진안·거창 등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 흙과 볏짚으로 짓는 스트로베일하우스(Strawbalehouse)는 건축 동호인만 8천여명에, 함께 지은 집만 이미 스무 채가 넘을 정도로 생태건축을 선호하는 귀농인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이처럼 황토흙집, 통나무집 등 귀농하거나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의 생태건축 수요는 점증하고 있다. 또 동호인, 사단법인, 생태건축 전문회사 등 다양한 형태와 단계로 생태건축을 전업으로 연구·교육하고 시행·시공하는 이른바 생태건축 전업·전문가 그룹도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추세다. 아울러 생태건축 수요 증가와 시장 확장에 따른 교육 및 시공 전문인 양성 과정도 잇따라 꾸려져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농촌·환경 관련 중앙정부와, 귀농하는 도시민을 유치하려는 지자체 처지에서도 주택의 친환경적 개조 및 신축의 정책적 필요성과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전주 무주 같은 선진적인 지자체에서는 마을회관, 관공서 등 공공시설의 생태건축 사업까지 벌이고 있다.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등 지역개발 및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전근대적인 건축기법을 지양하고 생태적인 공공건축을 적극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농촌마을과 지역에 생태건축 바람이 불어닥친다고 단언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바람직한 분위기와 환경을 좀더 성숙·상승시키려면 몇 가지 문제부터 선결되어야 한다. 우선 생태건축 교육과정 수강료 비용이 전액 자부담으로 시행돼 귀농인 또는 지역 주민에게 부담스럽다. 또 생태건축을 전업으로 하려는 이들에게는 정부와 지자체의 교육비 지원 정책 부재, 수작업 위주 전통적 시공시스템으로 말미암은 수지구조 한계로 생태건축 일에 전념하는, 전업화·전문화가 쉽지 않다.

이럴 때 귀농인과 지역 주민의 교육과 시공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생태건축 마을학교’ 같은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상설해 운영하면 어떨까. 생태건축 교육 및 생태주택 시공에 따른 예산의 보조 지원을 통해 도시민의 귀농 기회와 정착 가능성을 확장하고, 지역 주민의 생활과 정주 쾌적성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이 활성화되면 아울러 생태건축 시장과 산업의 안정화도 촉진되고, 생태적인 농촌 정주 및 생활공간이 조성됨은 물론, 도농교류·도농상생 프로그램도 덩달아 활성화돼 살기 좋은 지역 건설도 앞당겨질 것이다.

제 손으로 짓는 생태 건축물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 집’이다. 집 지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생태건축 동호인들의 생각은 한결같다. “제 살 집은 스스로, 손수 지어야 한다. 남이 지은 집에 사는 건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를 빼앗아 사는 것과 뭐가 다른가?” 몸과 마음이 따로 놀지 않는 일체감, 땀 흘리는 노동의 즐거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성취감, 그런 자신에 대한 자긍심과 자신감이 집을 지으면 덩달아 지어진다고 한다. 사람이 집을 짓고, 결국 집은 사람을 짓는다. 생태건축으로 농촌 마을을 살릴 수 있다.

정기석/한국스트로베일건축연구회 기획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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