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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03 19:20 수정 : 2008.01.03 19:20

손용우/민주태평양연맹 한국지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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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북핵뿐만 아니라 동북아 군비경쟁에도 주목해야 할 때다. 북핵 위기가 안보 딜레마를 가중시키면서 군비경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안보 딜레마를 심화시키는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주의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 4강의 군비경쟁은 어떠한가?

미국 국가안보 전략가인 브레진스키는 일찍이 21세기 미국의 전략으로 유럽의 정치적 통합을 관리할 것, 이슬람의 반미를 통제할 것, 중국의 부상을 견제할 것, 중앙아시아의 천연자원을 관리할 것 등 거대한 유라시아 전략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일본에서 오스트레일리아를 가로질러 인도와 영국까지 안보벨트를 구축하는 전략적 연대성을, 국외주둔 미군을 신속기동군으로 재배치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은 유라시아 패권을 관리하기 위해서 전 세계 군사비(연 1조달러)의 절반을 사용하고 있다.

2007년 중국의 공식 군사비 예산은 450억달러이다. 역대 사회주의 국가가 군사비를 체계적으로 은폐한다는 명제를 사실로 받아들일 경우 중국의 실제 군사비(미 국방부 2~3배 추정)는 최소 100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세계 군사비의 10분의 1 규모다. 작년에 유인 달탐사선 ‘창어-1호’ 발사에 성공한 중국은 ‘소강사회’ 실현 이후 장기적으로 동아시아 미국질서에 도전하는 세력전의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일본은 최근 미국과 합동으로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 발사에 성공했다. 본격적인 미-일 미사일방어망체제 구축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2007 아미티지-나이 보고서가 권고한 바대로 미국의 가공할 차세대 전투기 F-22기의 실전배치도 곧 실현될 전망이다. 평화헌법과 전수방위 원칙에 묶여 있음에도 일본의 군사비는 500억달러에 이른다. 군사적 대치상황 속에 있는 한국의 두 배 규모이다. 일본은 중기적으로 보통국가화 실현과 교전권을 확보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미-일 안보조약으로부터 자율성도 확보할 것이다. 일본의 군사대국화가 머지않아 보인다.

러시아도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했던 옛소련 제국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최근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F-22기에 대적할 수 있는 차세대 전투기도 개발 중이다. 중국과 대규모 군사합동운동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유라시아에 펼치고 있는 미국의 패권전략을 견제하려는 자구책이자 중국과의 세력균형 전략이다.

정치학자인 데이비드 싱어는 경쟁국 간의 군비경쟁이 상호 위협과 안보불안을 야기해 전쟁 가능성을 증대시킨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제2차 북핵위기와 함께 동북아는 분명 새로운 군비경쟁의 시대에 돌입했다. 북핵 폐기가 완료될 때까지는 군비경쟁이 지속될 것이다. 만일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경우 동북아 군비경쟁은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주변국들의 군사적 위협의 억지는 물론 유사시 공격에 대한 방어충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강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한반도 냉전구조의 극복과 새로운 동북아 질서 창출에 대한 상호이익과 가치를 공유하면서도 우리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미 동맹 전략을 재구축해야 한다. 셋째, 동북아의 세력균형이 상호공존과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다자안보협력체를 구축할 수 있게 균세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넷째, 불능화 단계 이후 국제사회의 신뢰 속에서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연계·병행하는 비핵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손용우/민주태평양연맹 한국지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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