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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전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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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근 양극화 현상과 일부 반기업 정서가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이의 해결책으로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을 추구하며, 이를 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윤 창출을 꾀하되, 그 이윤은 사회 취약 계층을 위해 사용되고,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재투자 된다. 일자리와 사회 서비스 제공으로 취약 계층을 지원하되 ‘지속적인 성과 중심의 기업경영’을 하는 것이 정부의 자활사업과 다른 점이다. 이를 쉽게 비유하면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기업’으로, 좋은 일을 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기업을 사회적 기업이라 부를 수 있다. 이미 1970년대부터 유럽연합과 미국에서는 사회적 가치 추구와 성과중심 경영을 접목한 사회적 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640여만명이 사회적 기업을 통해 고용되고 있으며, 영국에선 5만5000여 사회적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사회 적기업이 성공한 대표적인 예로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의 요구르트 회사인 ‘그라밈 다농 컴퍼니’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가 만든 ‘피프틴 레스토랑’, 그리고 잡지 출판 및 판매를 통해 노숙자의 재활을 지원하는 ‘빅이슈’, 가전제품을 재활하는 프랑스의 ‘앙비’ 등을 들 수 있다. 양극화·노령화 등 다각적인 사회문제에 직면해 있는 우리의 경우 지난해 7월에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시행되어 지금까지 사업장 108곳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는 등 아직은 초보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이들 사회적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은 미미하며, 재정적 자립도 완전하지 못해 일정 부분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전문 기업에 비해 경영 노하우가 부족한 사회적 기업들이 성공하려면 민간기업들이 경영 컨설팅, 제품 구매 등 사회적 기업 육성에 직접 참여하거나 연계를 통해 이들을 후원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 ‘1사-1사회적 기업’ 운동의 적극 전개를 제안한다. ‘1사-1사회적 기업’ 운동은 기업가치 제고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1석 2조의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기업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대기업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하고 있음에도 국민적 평가는 다소 부정적인 편이다. 그 이유는 사회공헌에 대한 진정성이 우리 국민의 피부에 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은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지속·자발적으로 하기보다는 위기 모면용으로 부풀리기식 생색내기에 치중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노력에 대한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되어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기업들도 사회공헌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지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사회복지 관련 지출액은 전체 사회 공헌액의 36%로 가장 높지만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공헌은 일회성 단순 지원이 많고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적 서비스 확충은 미흡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취약 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수익을 내는 사회적 기업에 우리 대기업들이 참여한다면 기업 이미지 개선과 반기업 정서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사회적 기업을 전문으로 다룰 수 있는 건전한 비영리단체(NPO) 육성도 중요하다. 기업과 취약 계층 사이 다리 구실을 해 주고 민간기업에 사회적 기업 발굴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엔피오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는 양극화 현상과 반기업 정서를 극복해 가는 바람직한 대안의 하나임이 틀림없다. 사회적 기업의 육성·발전에 많은 기업과 열정 있는 기업인의 참여를 기대해 본다.김성호 전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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