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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8.30 20:49 수정 : 2009.08.30 20:49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하늘문 열기에 재도전한 8월25일, 방송화면에 나타난 ‘나로호 발사 성공’이라는 모처럼의 낭보에 보내준 전국민의 환호와 박수는 국민통합과 화해의 분위기를 조성하기에 더할 수 없이 좋은 계기를 마련해 준 축포인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샴페인을 터뜨린 탓일까? 불과 한 시간도 안 되어 인공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는 발표와 밤샘조사 후 다음날 발표는 페어링 분리 실패 및 연이은 의혹 보도로 이어지고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데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일시에 바라고 있다. 우리 사회의 조급증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제 밤낮없이 극도의 긴장 속에서 절반의 성공을 이끌어낸 현장의 전문연구진들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할 것인가? 그들만을 탓할 수는 없다. 아직 우리의 실력이 모자란 탓이다. 모자란 실력을 인정하고 실패 부분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다음 발사에 성공하면 되는 것이다. 현장의 연구전문가들이 당당하게 고개를 들기 바란다. 어차피 내년의 2차 발사와 2018년의 한국형 우주발사체 독자 개발은 그들이 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이번에야말로 전문 연구인력을 격려하고 믿어주어서 나로호 발사에 환호했던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과학기술자로 성장하려는 꿈을 키워주고 우수학생의 이공계 진입 촉진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주발사체 개발은 반드시 필요한 단계를 밟아가야 하는 시스템 기술이다. 즉, 이번 발사는 내년 5월로 예정된 2차 발사의 시험발사이자 2018년 한국형 우주발사체 독자 개발의 징검다리이자 디딤돌의 구실을 하고 있다고 규정하는 것이 맞다. 나로호 발사에서 잘못된 점은 철저히 분석하고 보완해야 하겠지만 이번 발사로 얻은 소득이 대단히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고압·극저온 연료를 주입할 수 있는 장치와, 원격 추적, 원격 명령 및 데이터 송수신 처리기술, 발사추진시스템 기술과 140t의 발사체를 자동으로 세울 수 있는 장치를 우리 힘으로 만들었다. 러시아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우리가 이전받은 핵심기술들이다. 한편, 발사체 설계, 시험·평가기술을 포함한 체계종합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던 점은 추후 한국형 발사체의 독자적 개발에 핵심 기반기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귀중한 발사 경험과 독자적으로 개발을 진행한 추력 30t급 엔진의 성과는 이번 나로호 개발, 발사 과정에서 얻은 큰 소득이자 자산이요 한국형 발사체의 독자 개발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한편 한·러 공동조사위원회인 비행시험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는 너무 서두른 느낌이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밤샘조사여야 하는가? 계속해서 장기간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근무한 전문가들이 짧은 기간 내에 결론을 내야 하는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판단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조사 결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기 마련이다. 새로 구성된 ‘나로호 발사 조사위원회’에서는 너무 여론을 의식해서 설익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말고 충분한 여유를 갖고 조사·분석하고 해결책도 제시하기 바란다. 원인규명 과정 또한 기술축적의 한 과정이다. 실패란 이전보다 훨씬 풍부한 지식으로 다시 일을 시작하게 만드는 기회의 또다른 이름임을 잊지 말자. 부분적 실패도 성공의 밑거름이며 2018년 한국형 발사체 독자 개발 성공이라는 대장정으로 가는 길에 쓴 보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로호가 반쯤 열어놓은 하늘문, 닫을 것인가 계속해서 활짝 열 것인가?

진정한 우주개발, 이제부터 시작이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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