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靈鷲山)에서 범왕이 석가에게 설법을 간청하며 연꽃을 바치자, 석가가 연꽃을 들어 많은 이들에게 보였다. 사람들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를 깨닫지 못하였다. 가섭(迦葉)만은 그 참뜻을 깨닫고 미소를 지었으니 이를 두고 염화미소(拈華微笑)라 한다.
이에 석가는, 가섭에게 사람이 본래 갖추고 있는 마음의 오묘한 덕인 정법안장(正法眼藏)과 번뇌와 안개 같은 갈등에서 벗어나 참 이치를 깨닫는 마음인 열반묘심(涅槃妙心), 삶과 죽음을 벗어버린 불변의 진리인 실상무상(實相無相), 진리를 깨닫는 마음인 미묘법문(微妙法門) 등의 길을 일러 주었다.
말을 하지 않고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여 깨달음을 얻음이 이심전심. 선 수행의 근거와 방향을 제시하는 몸알리의 나들목이다. 몸알리(두시언해)가 무엇인가. 자신의 몸과 같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다. 이르자면 지기(知己)다. 앎의 뿌리는 몸이다. 몸은 우리의 얼이 담기는 소중한 그릇이어니.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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