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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8.18 10:05 수정 : 2014.09.05 10:02



사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고, 모두들 그렇게 말합니다. 그런데 그 말이 엄살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사건사고가 우리들의 눈과 귀를 경악케 합니다. 없는 사람들만 갈수록 살기 힘들어지는 요즘입니다. 저만 그런 걸까요? 아니면 정말 살기 힘든 시절이 도래한 걸까요? 아무튼 모든 게 미스터리하기만 한 오늘입니다.

웃기지도 않는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현실은 코미디처럼 웃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웃다 보면 씁쓸한 뒷맛만 남습니다. 때로는 오한이 들 만큼 으스스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닥불처럼 따뜻한 무언가가 절실한 시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렵게 살지만 힘을 잃지 않는 누군가를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존재감이 없는 사람들, 그래서 몸무게마저 잃은 사람들, 이 땅 어디에도 발붙일 곳이 없는 사람들, 그들이 아등바등 몸부림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주제넘은 생각이지만 따뜻한 모닥불 하나를 지피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런 모닥불 하나가 저에게 필요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얼마 전에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사람들은 늦둥이라고 말하지만 저에게는 첫아이입니다. 모쪼록 힘든 시절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잠든 아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자꾸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 얼굴을 보면서 이렇게 말해봅니다.

서원아, 만나서 반가워.

그리고 너를 아주 많이 사랑한단다, 네 엄마 다음으로 많이.




강태식(소설가)





강태식

2012년 장편소설《굿바이 동물원》으로 제17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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