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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리가름 주택 협동조합은 건축 설계 마지막 단계를 앞두고 논의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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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라이프
‘함께 귀촌’ 준비하며 공동 생활 터전 마련중인
제주 오시리가름협동조합 주택과 평창 꽃숲마을
나이 들면 누구와 살까
3회 귀촌도 함께하는 협동조합주택들
올해 7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는 ‘오시리 가름 주택’이 들어선다. 은퇴를 앞둔 16 가구가 모여 공동으로 땅을 구입하고 집을 짓되 소유권은 조합이 갖는 협동조합 주택단지다. 또 올해 3월엔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방림리에서 꽃숲마을이 첫 삽을 뜬다. 서울 마포에서 함께 아이를 키우며 공동육아, 공동주거를 개척했던 성미산 마을 1세대들의 귀촌 모임이다. 소유와 주거를 분리한 협동조합 주택이나, 공유주택을 마련하고 함께 할 일을 찾는 귀촌 프로젝트는 단지 여럿이 땅을 공동 구입하고 집을 짓는 것에 그쳤던 동호인 전원주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형태로 봐야 할 것이다. ‘함께 귀촌’을 궁리하는 두 주택단지 사람들을 만나봤다.
실버형 협동조합주택 제주 오시리 마을
“살면서 가장 큰 기쁨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자기가 살 집을 짓는 것이다.” 오시리 가름 협동조합 주택 사람들은 헬렌 니어링, 스콧 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에 나오는 말이 과연 맞았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이 해보니 집을 짓는 일이 퍽 즐거웠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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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군 방림면 꽃숲마을이 들어설 터를 찾은 성미산 귀촌추진위원회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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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와 상속 대신
함께 노년 보낼 방법 모색
성미산 공동육아 1세대
울타리 없는 귀촌 준비 게다가 도시에서 나이듦은 고립과 패배의 상징일 수 있지만 ‘함께 귀촌’은 생산적인 일을 계획할 계기가 된다. 개인 주택 설계를 거의 다 마친 오시리 가름 주택은 공동 공간을 두고 논의가 한창이다. 종이 위에 그려진 오시리 가름 마을 모습은 이렇다. 마을 입구엔 청년들을 위한 셰어하우스와 마을 공동작업장, 작은 도서관이 있다. 마을 반대편에는 함께 모이는 커뮤니티 하우스가 있다. 조합원들은 셰어하우스가 가시리 청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작은 도서관은 가시리 마을의 지적 자산을 보호하는 터로 쓰이길 바란다. 조합원 16가구만의 공간인 공동작업장과 커뮤니티 하우스에선 철마다 작은 공연도 열고 영농법인도 만들어 그들이 가진 전문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지역을 위한 사업들을 벌일 계획이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가르치는 한 조합원은 “퇴임 뒤 55~75살 나이라면 그저 소일하는 정도로만 일거리를 찾는 것은 곤란하다. 아직 건강하고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시기라서 사회적 기여도 하면서 부분적인 경제활동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제주에서 함께 기획하는 삶이 그런 부분을 채워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오시리 가름 주택 조합원들은 적게는 48살, 많게는 69살로, 완전히 은퇴할 나이라 하기는 이르고 당분간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살다가 점차 제주에 정착하는 노후를 그리고 있다.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사십대 후반의 한 조합원은 “은퇴 뒤 가장 건강한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 분명한 제주에서의 삶을 일단 준비하면서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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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리가름 주택 협동조합은 건축 설계 마지막 단계를 앞두고 논의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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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군 방림면 꽃숲마을이 들어설 터를 찾은 성미산 귀촌추진위원회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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