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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한국시리즈는 삼성이 대구구장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1년 삼성은 한국시리즈 5~7차전은 무조건 잠실구장에서 치르는 규정 때문에 잠실에서 5게임을 치른 끝에 홈팀인 두산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사진은 2002년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을 친 마해영 선수가 우승 기념식에서 환호하고 있는 모습. 대구/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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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The) 친절한 기자들]
입장료 수익 좇다보니 원년부터 시작된 잠실구장 ‘편애’
KBO ‘2014 대회요강’도 “5~7차전은 ‘서울종합경기장’”
타지역 팀들 실제로 ‘쓴맛’…우승해도 잠실서 트로피
편파적 조건 보완 위해 2000년대 들어 예외규정 둬
구장 2만5천석·양팀 승률 조합해야 5~7차전 ‘탈 잠실’
오늘(10일) 저녁 6시30분부터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립니다. 승부가 7차전까지 가도 한국시리즈는 잠실구장에서만 볼 수 있는데요. 삼성 홈구장인 대구구장과 넥센 홈구장인 목동구장에선 더 이상 한국시리즈를 즐길 수 없습니다. 넥센 팬들은 둘째치고, 정규 시즌 우승팀인 삼성의 홈팬들조차 한국시리즈라는 빅게임을 두 게임밖에 즐기지 못하는 겁니다. 해태 시절을 포함해 10번 우승한 기아 타이거즈도 홈구장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한 번뿐이라고 하네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잠실구장 편애는 수익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올해의 경우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를 열면 1경기 입장수입이 약 10억원에 이르지만 대구구장에서라면 약 2억9000만원, 목동구장이라면 약 3억5000만원으로 뚝 떨어집니다. KBO는 “입장료 수익차도 있지만 가능한 많이 분이 보셔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팀이라도 서울에 팬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시리즈 5~7차전은 잠실구장에서 치른다’는 규정은 KBO ‘2014 대회요강’ 40조에 있습니다. 1~2차전은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홈구장, 3~4차전은 플레이오프 승리팀 홈구장에서 치르고 5~7차전은 ‘서울종합경기장’에서 한다고 못박아뒀습니다.
이 규정대로라면 정규시즌 1위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엘지나 두산과 맞붙을 경우 큰 손해를 보게 됩니다. 엘지·두산이 3~7차전을 모두 홈구장에서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01년 삼성은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뒤 한국시리즈에서 시즌 3위 두산과 만났습니다. 대구구장에서 1~2차전을 가진 뒤 내리 4게임을 잠실에서 가졌고 결국 두산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예외 규정이 있습니다. ‘서울팀(관객 2만50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구장 보유) vs 지방팀 또는 관객 2만5000명 이하 수용 구장을 보유한 서울팀’ 또는 ‘관객 2만50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구장을 보유한 서울팀 간 또는 지방팀 간 경기’의 경우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구장에서 1~2, 6~7차전을, 플레이오프 승리팀 구장에서 3~5차전을 치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2014년 현재 홈구장 좌석이 2만5000석이 넘는 엘지, 두산, 롯데, 에스케이 중 한팀이라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1~2차전은 정규리그 1위팀 구장, 3~5차전은 플레이오프 승리팀 구장, 6~7차전은 다시 정규리그 1위팀 구장에서 한국시리즈를 벌인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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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한이(오른쪽)가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1로 맞선 9회초 2사 뒤 넥센 구원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극적인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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