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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1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한선교 KBL 전 총재가 박승일 전 모비스 코치에게 ‘KBL 명예사원증’을 걸어줬다.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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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the) 친절한 기자들]
프로농구연맹, 작년 8월 “농구 발전에 힘이 된다” 명예직원 임명
‘아이스 버킷 챌린지’ 한창이던 올 8월 건강검진·50만원 급여 중단
박 전 코치 “중병 걸린 환자 두고 장난 치는 느낌…혼란스럽다”
“루게릭병을 알릴 수 있는 캠페인에 많은 분들이 관심 주시는 것에 가슴 벅차 잠을 이룰 수가 없네요. 시원하게 얼음물 샤워를 할 수 있는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 관련 영상 바로 가기
지난 8월19일이었습니다. 박승일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전 코치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집에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정치인과 연예인들이 얼음물을 뒤집어 쓰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2002년부터 루게릭병을 앓아 몸의 대부분이 마비된 그는 남들처럼 직접 얼음물을 뒤집어쓰지는 못했지만, 인공 눈 스프레이를 뿌리며 그만의 특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마쳤습니다.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박 전 코치를 지목해서 이뤄진 참여였습니다.
하지만 그즈음 박 전 코치에게는 불행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매경닷컴>은 박 전 코치가 지난 7월 프로농구연맹(KBL) 명예직원을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사실상 정리해고 조치를 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관련 기사 : ‘루게릭 투병’ 박승일 KBL 명예직원, 11개월 만에 정리해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지난해 8월15일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개막식을 앞두고 KBL은 박 전 코치를 ‘명예직원’으로 임명하고 건강검진 등의 복지 혜택과 급여 5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KBL 총재였던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박 전 코치를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초대해 KBL 사원증을 목에 걸어줬습니다. KBL 관계자는 “박 전 코치를 명예직원으로 위촉하는 것이 농구의 지속적인 관심과 농구 위상을 높이데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농구 발전에 힘이 되는 일”이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사실 박 전 코치가 경기장에 방문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농구와 관련한 일이기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키가 202㎝인 박 전 코치가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서 대략 30㎞ 거리에 있는 서울의 잠실학생체육관까지 이동하는 것부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를 실을 수 있는 차는 국내에 단 1대뿐인데, 당일엔 이미 다른 사용자가 쓰기로 예정됐습니다. 결국 구급차에 몸을 싣고 경기장까지 찾아 왔습니다. 농구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2013년 농구판은 승부 조작 등으로 얼룩졌던 암흑기였습니다. 이미지 쇄신이 필요했습니다. 몸이 불편한 박 전 코치가 농구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모습은 농구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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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1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한선교 KBL 전 총재가 박승일 전 모비스 코치를 ‘KBL 명예사원’으로 위촉했다.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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