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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거리의 유흥산업도 가출한 여자아이들을 종종 잡아끈다. 청소년을 고용한 성매매 알선업자가 구속되는 일도 잊을 만하면 나오는 뉴스 가운데 하나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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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친절한 기자들]
작년 11월 집 나온 뒤 5개월 만에 모텔서 주검으로
가출한 ㅎ양이 하룻밤 안전히 몸 뉘일 곳 있었다면
성 팔아 생계 잇던 ㅎ양의 운명 달라지지 않았을까
“왜 피해자 얘길 자꾸 물어봐, 김 기자 대체 왜 그래?”
지난달 26일 관악구 봉천동 ㅇ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14살 ㅎ양. 경찰이 수사 상황을 언론에 공개하는 브리핑 자리에서 저는 가출한 ㅎ양이 성매매 조직에 희생돼 숨지기까지의 과정을 집중적으로 질문했습니다. “ㅎ양의 가출 이유는 뭡니까?” “가정 형편은 어땠습니까?” “어떤 경위로 성매매 조직에서 일하게 됐습니까?” 등등…. 브리핑을 하던 강력계 형사는 제 질문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성문제가 얽힌 사건에서 피해자의 신상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느냐”며 입을 다물었습니다. 모두들 피해자에 관한 질문은 삼가는 분위기에서 저는 피해자의 인권 보호를 신경쓰지 않는 한 마리의 ‘기레기’가 돼버렸습니다.
제가 왜 기레기를 자처하고 질문을 했냐고요?
올해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야 할 ㅎ양은 2학년을 끝으로 생을 마쳤습니다. 지난해 11월 ‘잠깐 바람 좀 쐬고 오겠다’는 쪽지를 남기고 집을 나온 뒤 5개월이 지나 서울의 한 모텔에서 발견되기까지 ㅎ양의 생활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를 토대로 ㅎ양의 가출 후 5개월을 재구성해보면, ㅎ양은 숨지기 한 달 전인 2월 초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대화방에서 두 명의 남성을 만납니다. 이들은 성매매 조직을 운용하고 있었고, ㅎ양은 이곳에서 1시간에 13만원을 받고 일을 하게 됩니다. 27살 김씨가 주도한 이 조직은 알선책 남성 3명, 성매매 여성 2명 등 5인 1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28살 박씨가 성매매 여성을 관리했고, 28살 최씨는 차량 운전을 맡았습니다. ㅎ양은 번 돈을 알선책과 7 대 3으로 나눴다고 합니다. 1시간 성매매의 대가로 ㅎ양은 3만9천원을 받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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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모텔촌.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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