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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버터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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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The) 친절한 기자들]
경쟁사 ‘미투 제품’들 성공에 시장 변화 확신
증설해도 ‘품귀 현상’ 완전 해소는 어려울 듯
해태제과가 8일 허니버터칩 생산 공장 증설 계획을 밝혔습니다. 아직도 허니버터칩을 구경도 못한 소비자들은 공장 증설을 반기는 한편 ‘왜 이제서야!’라고 책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해태제과는 없어서 못 파는 허니버터칩 공장 증설을 왜 이제서야 결정했을까요? 공장이 증설되면 이제 허니버터칩을 쉽게 구할 수 있을까요?
지난해 말 <한겨레> 김효진 기자가 취재할 당시까지도 해태제과 쪽은 공장 증설 계획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기사 보기) 당시 해태제과 관계자는 김 기자의 문의에 “생산량을 늘리려면 설비를 증설할 수밖에 없는데 허니버터칩이 출시된 지 넉 달밖에 안 된 상황에서 쉽게 결정할 수 없다”고 답했죠.
업계에서는 ‘꼬꼬면’을 사례로 들며 증산 투자에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 8월 나온 ‘꼬꼬면’은 출시 직후부터 ‘하얀 라면 돌풍’을 일으키며 품귀 현상을 빚었고, 이에 흥분한 제조사 한국야쿠르트는 그해 11월 500억원을 들여 새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고 투자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꼬꼬면 등 ‘하얀 라면’의 시장 점유율이 2011년 12월 17.1%까지 치솟았다가, 꼬꼬면 출시 1년 만인 2012년 8월 2.7%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성급한 투자였던 겁니다.
신중 모드였던 해태제과가 약 3개월 만에 태도를 바꿨습니다. 그 사이에 공장 증설 투자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는 건데요, 해태제과가 용기를 얻게 된 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경쟁사들의 ‘미투제품’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신드롬이라고 불릴 만큼 인기를 끌자 감자칩계의 맹주인 농심과 오리온이 빠르게 달콤한 감자칩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갑자칩계의 약체로서는 모처럼 대박을 친 상품을 맹주들이 곧바로 베끼는 것에 위협을 느낄 법도 하지만, 오히려 해태제과는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봤습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꼬꼬면이 크게 인기를 끌었을 때 업계 1위인 농심은 하얀 라면을 내놓지 않았어요. 하얀 라면이 잠시 인기는 끌었지만 주류에 편입되진 못한 거죠. 반면 우리 허니버터칩이 히트를 치자 두 달 만에 업계 1위 업체가 미투제품으로 따라왔어요. 감자칩 시장 트렌드가 달콤한 맛으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는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해태제과는 공장 증설 결정이 늦은 게 아니라 오히려 신속한 것 아니냐고 말합니다. 허니버터칩이 출시된 건 8월1일이지만, 품귀현상은 10월 말부터 일어났습니다. 이후 6개월 동안 공장을 ‘24시간 풀 가동’을 한 겁니다. 6개월 만에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투자를 결정한 걸 늦었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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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드는 주문에 품절사태까지 빚은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개발자 정명교 연구소장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사무실에서 허니버터칩을 손으로 들어 보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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