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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이사장을 지낸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대가성 금품을 준 혐의로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청사로 들어가기 전 중앙대 학생들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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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The) 친절한 기자들]
학내 건물공사 두산계열사 독점…부채 등록금으로 해결
발전기금·임대수입·기부금 재단몫…철저히 잇속만 챙겨
대입전형 개입·대학 구조조정 등 학내 자율성 훼손 심각
박용성(75) 전 중앙대 재단이사장이 2015학년도 대입 전형 과정에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교수와 입학사정관들에게 “분 바르는 여학생들 잔뜩 입학하면 뭐하느냐. 졸업 뒤에 학교에 기부금도 내고 재단에 도움이 될 남학생들을 뽑으라”는 ‘지시사항’을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관련 기사 : [단독] 박용성 “분 바르는 여학생들 잔뜩 오면 뭐하나” ) 사실이라면 엄연한 대입 전형에서의 성차별 선발 시도이고, 대학 입학의 공정성이 무너진 사건입니다.
박용성 전 이사장은 중앙대에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중앙대 총장 출신인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요. 지난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자리에서 중앙대 학생들로부터 카네이션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중앙대 일부 학생들 사이에선 두산이라는 재벌 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하면서 중앙대가 발전하고, 학벌 서열도 더 올라갈 것이라는 인식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문제는 두산이 중앙대에 끼친 해악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두산그룹과 박용성 일가가 중앙대에 끼친 해악 6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1. 두산 계열사에 대학 내 주요 건물 공사 몰아주며 학생 등록금까지 끌어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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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전직 부총장과 학장단 등 교수들이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동 교내 본관 앞에서 “100년 명문사학 중앙대의 미래를 우려한다”는 펼침막을 내걸고, 최근 대학본부가 발표한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본부는 이제라도 교수·학생 등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며 이용구 총장을 만나 항의성명을 전달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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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27일 저녁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본관에서 압수품이 든 상자를 차로 옮기고 있다. 이날 검찰은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집과 교육부, 중앙대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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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독립저널 잠망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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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신입생 단과대별 모집…교수들 “학문 황폐화” 반발
▶박용성 이사장이 왜 살벌한 막말을 했냐면요 6. 청소 노동자 탄압하며 대자보나 구호 외치면 100만원 내도록 법원에 요청 중앙대는 파업중인 청소노동자가 교내에서 대자보를 붙이거나 구호를 외치면 1회에 1인당 100만원씩 내게 해달라고 법원에 간접강제 신청을 내기도 했습니다. 중앙대의 이런 모습은 비단 청소노동자들을 향한 것만이 아닙니다. 2009년에는 대학본부를 비판하는 글을 실은 교내 잡지 <중앙문화>를 강제로 수거했고, 2010년에는 학생들의 등록금 고지서에서 ‘교지대 2500원’을 빼면서 교비비를 전액 삭감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교내 학과 구조조정 등에 반대하는 활동을 한 학생들에게 퇴학·무기정학 등 중징계 처분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학내 표현의 자유가 점점 위축되면서 건강한 공론의 장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거지요. 그러니 두산이 중심이 된 재단이 마음대로 학교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관련 기사 : [단독] 중앙대, 파업 청소노동자 상대 ‘대자보 1건당 100만원’ 폭탄 배상 신청
▶중앙대 ‘학내 언론탄압’ 이번엔 교지비 전액 삭감
▶중앙대=두산대, 퇴학징계 철회하라 이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앙대 일부 학생들은 여전히 두산 재단을 ‘신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앙대 본관에 ‘중앙대를 사랑하는 학생 일동’이 “여러분 대학이나 개혁하세요. 우리는 개혁으로 초일류가 될꺼니까요!”라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박용성 전 이사장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준 학생들과 ‘중앙대를 사랑하는 학생 일동’은 이 6가지를 알고 있을까요.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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