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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6.06 19:13 수정 : 2016.06.06 19:13

[김주대 시인의 붓]화엄경

새싹은 하나의 이념

가장 깊이 이르러서

가장 얕은 곳으로 올 줄 아는 이의 약속이다

우주 이래, 지구 이후

흘러온 기억이 개화할 때

쪼그려 앉아 귀를 세우고

아주 멀리서 왔으므로 무척 작아진 소리를 듣는다

우주에서 음표 하나가 빠져나와서

이토록 작고 푸르다

불가사의는 하찮게 실현되고 이념은 클수록 소박하다

햇볕 속에 단 하나의 세계를 건설하고

음악으로 돌아갈 것이다

-시집 <그리움의 넓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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