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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1.03 19:31 수정 : 2015.01.15 14:21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

[짬] 남북물류포럼 10년 맞은 김영윤 회장

‘물류를 통해 남북을 하나로 만드는 꿈을 가진 이들’이 2004년 모임을 만들었다. 이름도 소박하게 그냥 ‘남북물류포럼’(사단법인)이다. 올해로 창립 10돌이다. 어찌 보면 그런 남북관계 전문가 단체 하나 있겠거니 할 수도 있고, 냉혹한 남북관계의 현실 앞에 수많은 기업들이 쓰러져 가는 와중에 10년을 버텼으면 대견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남북물류포럼엔 남들이 좀처럼 따라가기 힘든 특별한 게 있다. ‘조찬간담회’다. 보통 60~70명, 많을 때는 100명 가까이 정말 다양한 각계의 남북문제 전문가들이 아침 7시부터 모여 발표하고 공부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그들만의 모임’이 아닌 남북관계 관련 단체나 기관, 학회 등에 널리 회자되며 ‘남북경협의 여론을 선도하는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2006년 7월 첫 모임 이래 지난 10월30일 서울 명동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조찬간담회가 100회를 맞이했다. 8년4개월 동안 한번도 거의 거르지 않고 연 셈이다. 글·사진 강태호 선임기자 kankan1@hani.co.kr

2004년 대북 물자운송 연구하며 창립
2006년부터 매월 조찬간담회도 100회
각계 전문가 100여명 회비 내며 참가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 막혀 최대고비
“남북경협 여론 선도의 중심 자부심”
‘5·24 제재 조처’ 풀릴 길 안보여 답답

‘배우 안성기를 닮으려다 말았다’는 사람 좋은 인상의 김영윤(사진) 남북물류포럼 회장은 “하다 보니 어이됐는지 모르지만 감격의 100회를 맞이하게 됐다”며 목이 메었다.

김 회장은 독일 브레멘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돌아와 통일연구원에서 북한경제연구센터 소장, 선임연구위원 등 남북문제를 연구하며 포럼을 이끌어 왔다. 2011년 말 정년퇴임 뒤 포럼 운영에 전념했지만 이때부터가 제일 어려웠다. “2012~13년은 별도의 사무실도 운영하기 힘들 정도였다. 집에다 사무실을 두고 안방에서 건넌방으로 출근했다.”

그럼에도 포럼은 정부로부터는 어떤 지원도 받지 않고 거의 모든 비용을 회비로만 운영해왔다. 김 회장은 ‘정부 지원은 제로 퍼센트(%)’라고 말했다. 포럼의 소식지나 간담회 자료집에는 어김없이 회비를 납부한 이들의 명단과 사용 내역이 월간 결산보고 형식으로 꼼꼼히 적혀 있다. 그리고 꼭 이런 말이 따른다. “회비는 남북물류포럼의 생명입니다”.

회비 말고도 정말 많은 이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줬다. 특히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가 ‘아침을 사겠다’면서 조찬모임을 발의해 큰 도움을 줬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기업인들 성할 리가 없었다. 그래도 두 사람은 이렇게 다짐했다고 한다. “언젠가 북쪽 사람을 초대할 수 있을 때, 북한에 가서 조찬 모임을 열 수 있을 때까지 가보자.”

그런 끈기와 인내 덕분에 포럼은 여전히 어렵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는 ‘스스로 굴러가는 수준’에 이르렀다. 첫 회부터 100회에 이르는 조찬간담회의 주제를 보면 남북관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가장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문제들을 다뤘다. 발표자나 참석자도 교수·박사·기업인·현장활동가·정치인·관료·변호사·종교인에 이르기까지, 직급도 장관·회장·원장·소장·대표에서부터 부장·과장·연구원까지 각계각층을 망라했다.

김 회장은 안성기보다 더 부드럽고 소탈하다는 평을 듣는다. 이날 ‘조찬간담회 100회에 드리는 약속’에서 그는 이렇게 다짐했다. “(포럼에 동참하는) 그들을 제 인생의 동행자로 받아들이고, 자상한 친구로서 칭찬하며 그들에게 지극한 관심을 보여주는 믿음직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가 포럼을 창립하게 된 계기는 북한경제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을 때 한 대북 지원 단체가 효율적인 물자 운송 방안을 의뢰하면서였다. “북한에 물품을 지원하려면 물류비용이 만만치가 않은데 이 단체에서 좀 더 효율적으로 물자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부탁해 왔습니다. 연구를 통해 육로로 운송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고 시급하다는 결론을 얻었죠.”

그는 포럼 창립 첫돌 때인 2005년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남북관계의 걸림돌인 북핵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관계가 진전될 것이고, 활발한 경제교류를 통한 물동량도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다가올 남북물류시대를 대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남북관계는 그 말이 무색하다. 이날 100회 간담회의 주제는 ‘북방물류와 남북물류-방향과 과제’였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제물류연구실장은 발표에서 남-북-중-러 상호간 물류연계와 북극 항로의 중요성 대두 등 북방물류의 변화를 전망하면서 두 개의 크고 작은 육각형 형태를 이루는 ‘환동해 신복합물류체계’로 가기 위한 남북물류의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렇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5·24 제재 조처로 인해 과연 이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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