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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1.24 19:33 수정 : 2015.01.11 17:48

‘홍보의 신’을 꿈꾸는 이들. 왼쪽부터 고봉환, 전정아, 오수영, 이회석, 양문영, 신동광, 김수연, 김은영씨. 전효순, 정다정, 이재수, 서지우, 안주영, 김민정, 정태일, 윤경림, 이세영씨도 필자로 참여했다.

[짬] ‘홍보의 신’ 기획한 홍보인 양문영씨

<홍보의 신>. 감히 이런 제목의 책을 낸 이들이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신’(神)이 아니라 ‘신’(辛)이다. 고추보다 맵다는 시집살이처럼 만만찮은 고단함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감히 ‘홍보의 신(神)’을 꿈꾼다는 저자들은 무려 17명이다. 모두 홍보경력 10년 이상의 중견으로, 패션 레저 호텔 제약 유통 주류 정보기술(IT) 중공업 법률회사 등등 분야도 다양하다.

“거의 빛의 속도로 미디어 환경이 바뀌는데다 인터넷 언론과 소셜미디어(SNS), 1인 미디어에 블랙컨슈머까지 매체가 홍수를 이루다 보니, 홍보 담당자들끼리 만나면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고민들을 자주 나누게 됐어요. 그래서 아날로그의 감성을 여전히 간직한 채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적응해야 하는 홍보쟁이들의 경험을 솔직하게 모아서 기록해두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책의 기획과 필자 섭외 등을 주도한 양문영씨는 “17명 홍보쟁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홍보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홍보를 사랑한다는 것. 그래서 ‘홍보의 신’이라는 부담스러운 제목에도 기꺼이 자신들의 경험을 솔찍하게 공유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패션 레저 호텔 제약 IT 로펌 등등
다양한 분야 10년이상 경력 17명
“무엇을 어떻게 알릴까” 경험 모아

‘3대의 죄’ 기자에서 홍보하는 사연
무용담 같은 실전 사례 생생하게
“자존감과 진정성” 불변의 홍보전략

“사실 이 책의 숨은 기획자는 홍보계의 원로인 조철현 <온북티브이(TV)> 대표예요. 그 자신 1996년 ‘여산미디어’를 창업해 30년 가까이 미디어 홍보를 전문으로 해온 까닭에 누구보다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며 제안을 해주셨요. 14년 전 현직 홍보쟁이 27명이 초보 홍보인들을 위해 실전 경험을 중심으로 풀어놓은 언론홍보 실무학 개론서를 기획해서 펴낸 적이 있거든요.”

2000년에 나온 <너희가 홍보를 믿느냐>(와이피알 펴냄)가 바로 그 책으로, 그때 필자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던 양씨 자신도 ‘홍보(하는)양’이라는 닉네임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어느덧 17년차 중견이 됐다. 그래서 책의 필진 가운데는 그가 초기부터 참여했던 유통분야 홍보 담당자 모임 ‘홍아리’ 출신과 최근까지 활동중인 마케팅·피아르(PR) 전문가 모임 ‘마피아’ 회원들이 여럿 있다.

“흔히 책을 기획할 땐 주독자층을 설정해야 하지만, 이번엔 홍보맨을 꿈꾸고 있는 취업준비생, 기업의 새내기 홍보담당자, 노련한 홍보 전문가 등등 딱히 정하지 않았어요. 그저 홍보를 좋아하고 홍보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으면 공감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2002년 태풍 ‘루사’에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를 ‘수능 합격사과’로 탈바꿈시켜 대박을 친 이야기(신동광), ‘2010 G20 서울정상회의’ 때 코엑스의 ‘금붕어 경호원’으로 세계적인 화제를 만들어낸 과정(오수영), 막걸리 안에서 나왔다는 올챙이를 시식까지 해가며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연(고봉환), 여자 홍보인이라고 무시하는 남자 기자들을 새벽 포장마차까지 끌고 가서 술로 항복을 받아내고 이튿날 아침 악착같이 출근한 여전사 3인방(안주연), ‘1대가 죄를 지으면 기자가 되고, 2대가 죄를 지으면 홍보인이 되는데, 심지어 3대가 죄를 지어야 한다’는 기자에서 홍보인이 된 사연(전효순)까지, 책에는 무용담 같은 실전 사례가 가득하다.

또 이제는 추억거리로 남아 있는 광화문 가판신문에 얽힌 이야기부터 온종일 모니터 화면만 들여다보며 모바일 홍보를 구상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까지 2000년대 홍보 변천사도 확인할 수 있다.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만 알리는 것’(PR)이라는 홍보의 금칙은 여전하지만, 홍보인이 해야 할 업무는 무한확장되고 있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행사 연설문 작성, 기념품 목록, 외부 행사 협찬 등 여러 부서 간에 ‘핑퐁’을 치는 ‘잡스럽고, 모호한 거리’에서부터 광고, 전시 이벤트,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사보 및 홍보물 제작 관리, 언론 커뮤니케이션, 대외협력이나 사회공헌, 소비자 관리(CS)까지 영역을 한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홍보인은 사람과 사람, 그중에서도 스트레스 강도가 가장 높은 ‘기자’를 상대하는 감정노동자다. 2013년 한국직업능력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감정노동을 많이 하는 30개 직업’ 가운데 홍보와 연관된 직업이 적지 않다. “어떨 땐 가족보다 더 자주 보는 기자들과 정이 들기도 해서, 서로 고충을 토로하며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요즘은 ‘출입기자 얼굴도 알기 어려울 정도로’ 매체가 많다 보니 인간미나 재미가 덜해지는 것 같다”는 것도 변화의 한 현상이다.

“17명의 글을 받아보니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살아 있음’과 ‘진정성’이다. 회사나 조직의 부속품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홍보를 한다는 자존감이다. 그것이 최고의 홍보 비법이다.” 책의 편집자가 ‘홍보는 기업의 위기대응 매뉴얼에서 핵심을 차지해야 한다’는 경영전략의 기본을 환기시키며 전문경영인(CEO)이나 임원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이유다.

김경애 기자 candori@hani.co.kr, 사진 초록물고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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