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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7.30 18:58 수정 : 2015.07.31 00:10

출판기반조성본부 배진석 본부장

[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배진석 본부장

“장기 불황에 출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전자출판으로 갈아탈까. 한참 더 일해야 하는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이직하고 싶은데 갈 곳이 없네. 창업은 할 수 있을까? 오랜 기간 출판계에 버텨왔지만 최근 들어 더 고민이 된다. 열심히 진행한 작업이 엎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후반기 출간 기획, 올라갈 기미가 안 보이는 매출에 대한 압박 속에 무슨 정신이었는지, 그 와중에 독한 도전을 했다. 그리고 무척 바빴지만 동시에 최고로 유익한 5월을 보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최근 발행한 ‘2015 출판인 국외연수-북엑스포 아메리카(BEA) 세미나 연계과정 결과 보고서’에 담긴 얘기다. 글쓴이는 지난 5월 6명의 연수단 일원으로 뉴욕 도서전 ‘북엑스포 아메리카’에 다녀온 30대 후반의 출판사 중견 간부다. 보고서는 6명이 각자 탐구한 주제와 현장 실사, 평가와 결론 등을 담고 있다. 국제 도서출판계 현황을 직접 체험해본 흥분과 새로운 영감, 인식 지평의 확장 등에 관한 감상들이 신선해뵌다. 이들은 이달 중순 연수 결과 보고회도 열었다.

진흥원 올해 첫 국외연수 기획 주관
5월 뉴욕 ‘북엑스포 아메리카’ 파견
연수단 6명 주제별 현장실사 보고서

프랑스·미국·영국·일본 등 20명 예정
프리랜서·연구자·집필자·마케터 등
기간·대상 늘려 ‘불황타개’ 지원

진흥원이 올해 처음 기획한 ‘출판인 국외연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출판기반조성본부 배진석(49) 본부장은 30일 “국제 경쟁력을 갖춘 넓은 시야의 출판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시작했는데, 첫 연수 결과를 보면 나름 큰 성과를 거둔 것 같다”고 평했다.

진흥원은 1주일 일정의 ‘국제도서전 세미나 연계과정’ 말고도 프랑스 아동문학축제와 미국 예일대 출판코스 등 ‘자유과정’에 2명, 영국 옥스포드 국제출판연구센터 등 4~8주짜리 ‘출판실무 연계과정’에 2명을 보내는 등 모두 10명의 연수생을 파견했다. 어학성적 증명서 등을 제출하고 면접을 해야 하는 연수 신청에는 50여명이 지원했다. 9~10월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4명, 일본 출판유통계에 10명을 보낼 예정이다. 일본 연수 참가자들 모집 공고는 8월 중에 나간다.

배 본부장은 특히 “직관이나 감이 아닌 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 출판 경영을 도입해야 한다거나 독자를 유인할 수 있는 새로운 출판 기법과 생태계 창출이 필요하다는 연수 참가자들의 체험 담긴 조언들이 인상깊었다”고 했다. 그는 “이제까지의 국외도서전이 행사 위주로 조명되면서 구체적인 내용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번 연수 참가자들의 보고서는 그 빈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면서 해마다 연말에 참가 보고서를 모아 책으로 엮어내겠다고 말했다.

국외연수 사업을 위해 진흥원이 올초 꾸린 운영위원회는 출판전문가 5명과 진흥원 당연직인 사무총장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됐다. 운영위는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사업추진 전반에 관해 자문한다.

배 본부장은 ‘책을 만들고, 나누고, 읽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라는 진흥원 원훈에 걸맞게 연수 모집은 편집·기획 등 출판계 실무종사자들 외에 출판 준비중인 프리랜서, 출판 연구자, 집필자, 마케팅 담당자 등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을 폭넓게 잡고 있다”고 했다.

출판인 국외연수 연간 예산은 2억원으로, 연수 참가자 1인당 1천만원 정도다. 연수 기간도 단기 1주, 장기 4~8주로 짧은 편이다. 그는 “사실 예산의 한계도 있고, 지원자들이 보통 출판사 실무자들이라 장기간 자리를 비우기가 쉽지 않은 사정도 있다. 원래 2개월짜리 연수를 생각했으나 받아줄 외국기관쪽에도 애매한 기간이라는 난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배 본부장은 “출판인 국외연수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외국 유명 출판사나 대학, 출판전문기관 파견 장기 실무연계 연수”라면서, 그러려면 기간이 6개월 이상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장은 어렵더라도 예산 증액, 출판계 인식 제고 등 장기적으로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새달 3일부터 전주 혁신도시로 출근해야 하는 배 본부장은 이날 이사 준비로 바빴다. 진흥원은 계약직 20여명을 포함해 모두 80명의 직원 가운데 인재양성팀 등 10명 정도만 상암동의 ‘서울사무소’에 남고 나머지는 모두 전주 혁신도시로 옮긴다.

간행물윤리위원회 시절부터 20년째 한 길을 걷고 있는 그는 “출판 불황이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사람들이 정말 책을 읽지 않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학교나 직장 단위, 그리고 주부들의 독서 동아리가 굉장히 많이 만들어졌다. 출판인들이 얘기하는 불황과 우리 독서계 현실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는 다소 희망 섞인 진단을 하기도 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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