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청소년 모의투표 이끄는 고2 신새벽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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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벽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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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와 70곳 오프라인 투표도
개표뒤 ‘청소년 대통령’ 당선증 전달
미국은 1940년 대선부터 18차례나 “학교, 정치 너무 피상적으로 가르쳐
촛불 뒤 학생들 정치 관련 대화 늘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만 18살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유일한 나라다. 1990년대부터 대학생이나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18살 선거권’을 공론화해왔으나 아직껏 목소리에 그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와 같은 국가기구까지 나서 ‘18살 선거권’을 거들었으나 정치권의 당리당략이란 장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신양은 지난 9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 청소년 와이엠시에이 서부권역 회의에 참여해 모의투표 진행 사항을 점검하기도 했다. 그는 모의투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어른들은 청소년을 미성숙한 존재로만 보고 있어요. 대선이라는 큰 선거에서 직접 투표를 함으로써 어른들에게 청소년들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릴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청소년들이 정치를 직접 배우는 기회도 되겠지요.” 청소년 와이엠시에이는 2004년부터 참정권 확대 운동을 펼쳐왔다. 쉽게 결실을 맺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제가 생각해도 정치에 관심 있는 아이들보다 관심 없는 아이들이 좀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어른들의 눈엔, 관심 없는 아이들이 훨씬 더 부풀려 보이는 것 같아요.” 그는 ‘청소년의 정치 무관심’이 학교 교육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했다. “학교에선 정치를 가르치더라도 ‘삼권 분립’과 같이 매우 표면적인 것만 다뤄요. 또 학교에서 신문을 보는데 정치, 사회 뉴스가 별로 없는 경제전문지를 구독해요.” 그는 중2 때 청소년 와이엠시에이에 가입했다. “학교 게시판에서 토론 동아리를 모집한다는 와이엠시에이 홍보물을 보고 회원이 됐죠.” 중3 때는 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4기에 가입했다. 그동안 기사 2건을 직접 썼다. “최근엔 위안부 소녀상 옆에서 농성하는 대학생 오빠 언니들에 대한 기사를 썼어요. 실제 사이트에 기사로 오르지는 않았어요.” 부모님을 따라 집회에 참석하면서 자연스레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신양은 또래 친구들의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이 촛불 전후로 달라졌다고 했다. “촛불 전엔 정치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그렇지 않은 친구들과 정보 공유가 별로 없었어요. 촛불 뒤엔 공유를 많이 해요. 그러면서 관심 없는 친구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하지요.” 그에게 정치란 뭔지, 물었다. “사람들이 살면서 원하거나, 힘들어하는 그런 것을 조정해 해결해주는 것이죠. 대통령이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죠.” 시험철이 아니면 매달 책 3권 정도는 읽는다는 신양의 꿈은 유치원 교사다. “토론이나 활동도 그렇고,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 고민이죠. 아이들을 가르치는 걸 너무 좋아해요.” 와이엠시에이전국연맹 김진곤 지도력개발국장은 “올해 촛불민심을 통해 청소년 참정권 확대 이슈가 제기됐으나 입법이 좌절됐다”며 “이번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를 두고 성, 지역, 나이별 통계 분석을 하고 정치학자나 사회학자가 참여하는 토론회도 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런 노력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 땐 18살 청소년들이 꼭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사진 신새벽 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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